대나무 가운데, 중국의 모소라는 대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모소라는 대나무의 씨앗을 가지고 땅에 심으면 족히 4년 동안은 아무 움직임이 없다고 합니다. 쉽게 말씀을 드린다면 씨앗을 심은 후 몇 주나 몇 달이 지나서는 적어도 싹이라도 나야 하는데, 이 모소라는 대나무는 심은 지 만 4년이 되기까지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표도 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심은 지 다섯 해가 되었을 때 겨우 싹을 틔웁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싹을 틔었다고 감탄하는 순간 대나무는 단번에 솟구쳐 오르기 시작합니다. 단 6주 만에 무려 15미터나 자랍니다. 사실 6주 만에 자란 것이 아니라 4년 만에 자란 것입니다. 대나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랍니다.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아래로 먼저 자라고, 자신을 감춘 채로 자랍니다. 그러는 중에 때가 되면 순식간에 위로 자라기 시작합니다.
뿌리가 깊고, 넓게 뻗어 있는 대나무는 높게 자랍니다. 또한 대나무는 뿌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폭풍우에도 끄떡하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입니다. 조용히 보이지 않는 뿌리를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조급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게을러도 안 됩니다. 조급함과 게으름이 모든 문제의 원인입니다. 조급함을 경계하고 또한 게으름의 늪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천천히 서둘러야 합니다. 저는 매년 이맘 때면 조급해 하는 성도님들을 몇 분 보게 됩니다. 우리는 기다리는 동안 예수님께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말씀에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예수님 안에서 서로가 잘 연결되어 연합되어야 합니다. 위로 올라서기 전에 아래로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높이 올라가기 전에 깊은 곳에 기초를 든든히 세워야 합니다.
대나무는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하는 나무입니다. 다른 나무들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때 대나무는 기다립니다. 대나무는 패배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대나무는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하기 위해 땅 속에서 4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주 어두운 곳에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 대나무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때 순식간에 솟구쳐 올라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합니다.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역전의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던 사람들입니다. 뿌리를 깊이 내리기 위해 성장통(成長痛)을 겪은 사람들만이 역전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모세의 역전, 요셉의 역전, 다윗의 역전은 바로 보이지 않은 곳에서 성장의 아픔을 겪은 결과였습니다.
대나무에게서 우리는 '멈춤의 지혜'를 배웁니다. 대나무가 똑바로 자랄 수 있는 것은 '마디' 때문입니다. 줄기 중간 중간을, 마디들이 끊어주기 때문에 곧게 자랄 수 있습니다. 대나무는 잠시 멈춰 성찰한 다음에 힘을 내어 성장합니다. 대나무는 그래서 성장하며 성숙합니다. 우리도 곧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때로 잠시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잠시 멈춘 후에 다시 힘을 내어 뻗어나가야 합니다. 우리도 꾸준히 성장하고, 높이 올라서기 위해서는 마디가 필요합니다. 때로 하나님은 우리로 잠시 멈추게 하십니다. 그 멈춤의 시간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퇴보하는 것 같고,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멈춤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솟구쳐 오를 수 있는 힘을 축적하게 됩니다. 조급해 하지 마십시오.
글쓴이: 배세진 목사, 올랜도연합감리교회 FL
올린날: 2013년 6월 17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