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기대(혹은 목표) 사이의 시간이 '기다림'으로 채워집니다. 방학을 기다리는 아이들, 전역을 기다리는 군인, 결혼식을 기다리는 연인, 출산을 기다리는 부부, 아침을 기다리는 파수꾼, 퇴근하고 돌아올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ellipsis; 한편, 무언가(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기다림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시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다림은 곧 오늘을 살아갈 이유와 동력이 되기도 하고, 오늘의 힘겨움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기다림은 고통스런 과정이기도 합니다. 결과를 확실히 알 수 없는,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의 기다림은 힘겨운 시간입니다. 대학이나 직장에 지원을 하고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젊은이의 심정이 어떨까요? 몸에 이상이 생긴 듯하여 검진을 받은 후에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집 떠난 자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노부모의 심정은 또 어떨까요?
아름다운 기다림이든, 고통스런 기다림이든, 기다리는 자가 누구나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조바심'입니다. 조급해지고 초조해지는 마음이죠. 기다림의 과정에서 조바심이 고개를 드는 순간부터 설렘과 기대가 선서해주던 긍정적인 긴장감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대신에 '혹시?'라는 이름의 의심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혹시 그녀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혹시 제대 하기 하루 전에 비상이 걸리고 전쟁이 터진다면?' '혹시 우리 아들(딸)이 집으로 오다가 사고라도 난다면?' 고통스런 기다림의 경우에도 역시 조바심은 더 긴장하고 떨리게 만들 뿐, 손톱만큼의 유익도 주지 않습니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어떤 사람을 혹은 어떤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어떤 일이 당신에게 일어나기를 혹은 당신을 피해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까? 어떤 경우에라도 조급하게 굴지 마십시오. 조바심을 내봤자 가슴만 답답해지고 마음만 우울해질 뿐이니까요. 물론, 그걸 몰라서가 아니라 마음대로 잘 되지 않겠죠. 그러니까 답답하고 울적할 때마다, 초조함과 조바심에 휘둘릴 때마다, 기도가 필요하겠죠. 그분께 진심으로 당신의 내일을 맡기는 믿음이 필요하겠죠.
글쓴이: 이현호 목사, 새빛교회 VA
올린날: 2013년 5월 9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