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과학시대를 살아가며 과학을 신봉한다는 현대인들도 차마 웃지 못할 '비과학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TV에서 본 일인데 어느 인터넷 컴퓨터 회사가 시무식을 할 때 돼지 머리를 잘라 그 코에 비싼 지폐들을 끼워놓고 말단 사원들부터 사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바닥에 코를 대고 절을 하더군요. 이런 고사는 해마다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고 최첨단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와 공장들도 예외가 아니라고 합니다. 왜, 과학인을 자처하는 이들이 이런 '미신적인' 행위를 할까요? 한마디로 "재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혹은 "부정타지 않도록"하는 의례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삶속에 누구나 두려움을 갖고 살아갑니다. 이는 나이가 많던 적던, 그리고 지식이 많고 적음을 떠나 인간이 갖고 있는 내면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 두려움을 막아보려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행위를 합니다. 운동선수들이 게임에서 질까 두려워 머리털을 깍지 않는 다든지, 한국 사람들이 숫자 중에 4자가 좋지 않다고 하여 엘리베이터가 4층(서양에서는 13층)을 가리킬 때 F자로 바꾼다든지, 그리고 (가장 우습게도) 멕시코 사람들이 새해 첫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노란색 여자 속옷을 입고 다니는 것... 이 모두 것은 한마디로 "징크스"를 피하기 위함입니다. 종교학에서는 이런 "징크스"의 마음을 가리켜 "터부(Taboo)"의 신앙이라고 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뭔가 특별행위를 벌이거나 아니면 특정 물체를 피하는 행위이지요. 과학을 말하는 사람들도 이 터부의 신앙에서는 예외가 아니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 이스라엘은 어떠했을까요? 구약성서를 보면 이들도 이러한 "터부"의 신앙에 빠져들어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가나안에 들어가 살면서 그곳 원주민들이 갖고 있었던 토속적 터부에 같이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이들도 '재수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두려움을 달래려고 나무나 바위에 절하고 금과 은을 입힌 우상에게 찾아가기 예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들은 결국 위대하신 하나님을 잊어 버렸습니다. 이집트의 압제로부터 그들을 해방시키고 홍해바다를 가르며 능력으로 인도하신 하나님, 그리고 40년 광야생활에서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그들을 보호하시며 매일 만나로 먹여 주시던 그 사랑의 하나님을 스스로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전지전능 하시고 사랑 많으신 하나님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삶이 주는 걱정 때문에... 그것을 해소해 보려고 가나안 원주민들처럼 행동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어리석었지요.
우리 인생이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누구일까요? 바로 천지만물을 만드시고 생명을 주관하시는 주 하나님입니다! 그 분의 손가락 한 방이면 온 지축이 흔들리고 쓰러질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연약한 우리 인생입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 정말 부끄럽게도 '겁 없이' '두려움 없이' 하나님을 믿고 있지는 않은지요? 신앙생활은 한다고 하지만 기도와 찬양의 시간을 잊은지 오래고 하나님을 섬기는 일 또한 '작년에' 있었던 기억은 아닌지요? 또한 주일 예배는 드리지만 세상의 믿지 않는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는 모습으로 주님을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를 가만히 묵과하지 않으십니다. 그 삶에 반드시 개입하십니다. 왜일까요?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가 아무렇게나 신앙생활하다 넘어지도록 그냥 놔두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십시오! 그런데 결코 '징크스'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길까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경외함으로 두려워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두려워할 분이지만 또한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품을 떠나 죄인이었던 우리들, 하나님의 마음을 늘 아프게만 했던 우리들에게 먼저 찾아와 예수님의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축복하시는 하나님! 그 분은 우리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회개하며 나아갈 때에 반드시 받아 주시는 은혜의 하나님이십니다.
성도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권면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십시요.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아주 놀랍고 위대하며 아름다운 것입니다. 먼저 회개해야 합니다. 주님 앞에 부끄러운 모습 다 내려놓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을 예배하십시요. 당신이 겸손히 무릎을 꿇을 때 주님은 당신을 기뻐하시고 축복하십니다!
글쓴이: 황헌영 목사, 남부시카고한인연합감리교회 IL
올린날: 2013년 7월 15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