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뇌졸증으로 세상을 떠나간 영국 전 총리 마가렛 대처에 대한 평가가 참으로 다양하기만 하다. 한쪽에서는 그녀는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칭찬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그와는 정반대로 독재자의 원흉 그 자체였다고 주장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그토록 다를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마가렛 대처란 과연 누구였을까?
대처는 유럽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영국 총리들 가운데 유일하게 세 번씩이나 연임하면서 영국을 이끌었다. 그녀는1959년 보수당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고, 재부무, 에너지부, 교육부 장관 등을 거친 후 1975년 마침내 영국 헌정 사상 최초의 보수당 여성 당수가 되었다.
영국 총리로서의 재임 기간 중 그녀는 신 (新) 자유주의를 내세우면서 과감한 정책과 개혁을 주도하면서 오랫동안 불황의 깊은 늪에서 헤매던 영국 경제를 회생시키는데 일익을 감당했다. 더 이상 지불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새어나가는 막대한 국고 지출을 막기 위해 사회복지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했고, 수많은 국영 산업을 민영화시켰으며, 하늘을 향해 치솟던 물가를 잡는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불황의 늪에서 나라 경제를 활성화시키려 힘쓰다 보니 상대적으로 희생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은 분명하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대처가 탄광 노조를 공권력으로 강경 진압함으로써 탄광 노조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그 결과 그녀에겐 항상 "철의 여인 (The Iron Lady)"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게 되었다. 또한 그 당시 큰 피해를 보았던 그룹은 사회복지 지출 혜택을 받던 사람들이었다.
1982년에는 대처는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있었던 그 유명한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단숨에 국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또한 그녀는 미국과 협력 관계 속에서 냉전을 종식시키며 세계 평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그녀의 일생을 주제로 해서 만들어졌던 "철의 여인 (The Iron Lady)"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을 정도로 그녀를 향한 세인의 큰 관심은 꾸준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세인의 평가는 한결같진 않다. 강력한 지도력으로 영국병을 고쳤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실업자를 양산해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부정적 비판도 만만치 않다.
마가렛 대처의 죽음 이후 그녀에 대한 세인의 평가를 지켜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갖게 된다. "어느 나라나 단체이든지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어떠한 능력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순 없다. 그래서 국가나 단체를 위해 최선의 것을 선택하되 선택 후엔 소신껏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며, 세인의 평가에 굳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마가렛 대처. 그녀에 대한 세인의 평가가 어떠하던 간에 그녀에 대한 나의 개인적 생각은 이렇다. "대처는 영국이 낳은 위대한 지도자들 중 하나이며, 그녀가 있었기에 지금의 건강한 영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글쓴이: 이상호 목사, 올리브연합감리교회 HI
올린날: 2013년 4월 15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