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가봅니다. 지난주일 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담당자가 주일 말씀 페이지에 아버지께서 설교하시는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그 손 모양까지 저와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실은 제가 아버지를 닮은 것이겠지요. 일부러 그 때를 기다렸다가 찍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느 분이 아버지와 제가 바지 주머니에 손 넣는 것까지 똑같다고 해서 그런 줄 알고 있던 차였습니다. 저희 아이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종종 제 아이의 걸음걸이가 저와 똑같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일부러 가르친 것도 아닌데 닮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전에 상담을 하다보면, 자녀들 때문에 속상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 문제가 부모 자신들에게 있는 것을 잘 모르는 듯 했습니다. "넌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냐?" 자녀에게 그런 말을 하시는 분들을 볼 때면 그렇게 조언합니다. "누구를 닮기는요? 부모님을 닮았지요!"
하지만 우리의 문제는 반대입니다. 아버지를 닮은 구석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우리들의 유별난(?)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을 오해할 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습니다 (요1:12). 그런데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나님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우리를 지으셨습니다 (창1:26-27).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자녀와 악마의 자녀가 여기에서 환히 드러납니다. 곧 의를 행하지 않는 사람과 자기 형제자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에게서 난 사람이 아닙니다." (요한1서 3:10, 새번역) 바울은 더 나아가, "사랑을 받는 자녀 같이 너희는 하나님을 본받는 자가 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엡5:1).
우리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이 묻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의를 행하며,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보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알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번 고난주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우리의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거룩한 기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글쓴이: 백승린 목사, 탬파한인연합감리교회 FL
올린날: 2013년 3월 2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