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 예배 때마다 "우리의 죄를 고백하며 기도합시다!"라는 집례자의 요청에 따라 회개하며 기도함으로 예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죄의 모습을 가지고, 혹은 품고 진정으로 예배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죄에 대한 회개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고백할 때 구체적으로 죄를 고백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죄의 용서를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을 알기에 죄의 용서받음을 위해 기도하지만, 그저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세요"라는 말만 기계적으로 되풀이할 뿐, 정말로 용서 받아야 할 죄들을 구체적으로 고백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그 죄를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 있고, 어쩌면 구체적인 죄를 모르거나 외면하고 싶어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기도합니다. "주님, 제가 어떠한 죄를 지었든지 그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한마디로 일괄 사면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일일이 열거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한번 따라서 해 보시겠어요? 먼저 자신이 생각하기에 습관적으로 행해지거나 현재 진행중인 심각한 죄를 다섯 가지만 적어보세요. 지금 앞에 있는 노트에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한두 개, 혹은 서너 개를 적기도 벅차고, 아니면 한 개도 적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보고, 그들이 상처 준 말이나 행동을 기억해 다섯 가지만 적어 보십시오. 아마도 훨씬 쉽게 다섯 명 정도의 얼굴은 떠올 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먼저 "회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흔히 우리가 기도하면서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죄를 용서해 주세요"라고 말하기 전에,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모든 죄를 용서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정한 회개를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뿐 아니라, 다시금 그 죄의 길로 돌아서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죄의 목록을 기억하며 고백하는 것이 유익합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 앞에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아이들을 화나게 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OOO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방금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을 외면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교만했습니다. OOO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정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남들에 대해 속으로 무시하고 교만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이런 거짓말을 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보지 말아야 할 것에 눈을 돌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불의한 것에 돈을 썼습니다.
•하나님, 제가 저의 추함을 경건으로 포장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가식적으로 사람 앞에 섰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영광을 제가 잠시 가로챘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회개의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구체적으로 고백하십시오. 기도의 자리를 떠나 같은 자리에 섰을 때, 죄를 죄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될 것입니다. 자꾸 반복해서 구체적으로 회개하며 나아갈 때, 하나님의 형상이 우리 안에서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글쓴이: 윤동현 목사, 그린교회 CA
올린날: 2013년 8월 2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