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한국의 대통령 선거 뉴스가 뜨거운 가운데, 지난 목요일 연합감리교 4차년 총회가 2024년으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내용이지만, 모두 중간 완충지대가 무너지면서 생기는 정면충돌 현상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 진영과 러시아의 갈등이 만들어 낸 희생 현실입니다.
교단 총회가 다시 연기되면서 상호존중의 합의안인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해의 의정서>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다시금 갈등과 분열의 혼란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연합감리교회 전체를 보면, 한인교회 교세는 1%도 안됩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우리 한인교회들은 교단 갈등의 현실에서 전쟁의 총알받이 역할을 하는 불행한 현실을 경험했습니다.
총회 연기가 발표된 다음 날, 전통주의 신앙을 고수하고자 현재의 연합감리교를 떠나는 글로벌감리교회(Global Methodist Church)가 오는 5월 새로운 교단을 창립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상호존중 분리 합의안이 통과되었으면, 순조롭게 각 교회가 분리를 결정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분리가 아닌 탈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교회 내부의 분열 위험이 커졌습니다.
만약 제안된 “의정서”가 승인되었다면, 의정서에 따라 각 교회들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최선의 결정을 했을 것이나, 더 큰 분열의 위협에 직면해, 우호적인 분리 가능성이 위태로워진 지금의 현실에서는 많은 한인교회가 선제적으로 교단을 떠날지 여부를 결정해야 되게 생겼습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3월 6일의 교회력 본문은 예수께서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당하시는 이야기입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입고 요단강에서 돌아오신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일 동안 성령에게 이끌리시며, 마귀의 시험을 받으십니다. 40일을 굶으신 후 받은 마귀의 시험을 이겨내신 예수를 생각하며, 저는 우리 교단이나 교회가 직면한 문제를 이겨낼 방안을 찾아봅니다.
우리의 큰 관심과 도전은 언제나 성공이고, 부흥입니다.
돌로 떡을 만들라는 것, 천하만국 권위와 영광,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던 마귀의 유혹은 모두 그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하나님이 나를 정말 사랑하신다면 그런 것들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고 기대합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 시험에 다음과 같은 성경말씀으로 답하셨습니다. “기록된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였느니라.”(눅 4:4), “기록된 바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리라 하셨느니라.”(눅 4:8),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눅 4:12)

우리는 마귀의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교회가 더 부흥하고, 더 선하며, 더 정의롭고 믿음 좋은 교회가 되리라는 유혹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그런 마귀의 유혹을 마귀가 만들어 놓은 틀에 따라 답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아야 하는 것과 성경말씀에 답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광야 마귀 시험 사건 이후, 예수께서 하신 일이 바로 “대 목회선언(the Great Ministry Manifesto)’입니다.”입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누가 4:4:18-19)
이는 희년의 선포이며, 오늘날 우리 교회가 집중해야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교단은 지난 수십 년간 인간의 성정체성(Human Sexuality) 이슈로 피 터지게 싸우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무엇이 “정의”인지 규정해 두고, 모든 교회가 자신들이 원하는 정의를 따를 때까지 싸움을 끝내지 않겠다고 하며, 다른 쪽에서는 무엇이 “성경적”인지 규정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단이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나가서 새로운 교단 만들자고 합니다.
물론 교회는 사회정의를 위해 일해야 하며, 동시에 성경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오늘날 우리 교단을 어렵게 만든 그 주제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마귀는 ‘이간질 시키는 거짓말쟁이의 아비”(요 8:44)입니다. 마귀라는 말은 헬라어 디아볼로스(diabolos)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분열하다" 또는 "반대하다"를 의미합니다. 총회가 늦어지면, 우리 안에 마귀가 나올까 두렵습니다. 순조로운 합의가 불가능해지면, 또다시 마귀가 좋아하는 “이간질”의 역사가 판을 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우리는 사탄 마귀가 던지는 시험과 유혹의 틀에 넘어가지 말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유라시아 연회의 에두아르드 허가이(Eduard Khegay) 감독의 초청으로 여러 번 목회자 학교에서 강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팬데믹 직전에 제가 우크라이나 목회자 학교에서 강의할 때, 우크라이나 목회자와 러시아 목회자는 함께 배우고, 예배하며, 교제하고, 성만찬에 참여했습니다. 강의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연합감리교 목사였습니다. 지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어느 특정한 그룹이 우리 교단을 절대적으로 인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또한 2024년 총회에서 “의정서”가 존중되고, 통과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글로벌감리교회와 연합감리교회로 나뉘어도, 감리교인으로서의 공통된 역사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불화를 겪은 후 헤어졌지만, 여전히 선교 파트너로서 서로를 존중했습니다. 우리도 계속해서 가장 가까운 선교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글로벌감리교회에 소속되든 연합감리교회에 속해 있든 지 간에, 우리 모두에게는 누가복음 4:18-19에서 주어진 ‘위대한 선교적 직분(the Great Ministry Mandate)’과 마태복음 28:19-20의 예수께서 명하신 ‘대사명(the Great Commission)’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이렇게 예수께서는 모든 민족을 제자 삼고, 세례를 베풀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가르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놓고 다투기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고 행하신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지금 우리를 갈라놓는 “인간의 성정체성”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으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께서 아무 말씀 안 하신 것에 너무 큰 관심과 에너지 소모하지 말고, 말씀하신 것을 최고최선으로 지켜내야 합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email protected]로 이메일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더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