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새벽에 제게 들려진 말씀입니다. 오늘 새벽기도회의 성경본문은 역대상 22장 6-16절이었는데, 그 마지막 구절이 "너는 일어나 일하라, 여호와께서 함께 계실지로다."였습니다. 이 말씀은 다윗 왕이 아들 솔로몬에게 성전건축을 부탁하며 한 말입니다. 그런데 그 말씀을 읽는 저의 눈이 거기서 한참을 머물렀고, 제 마음속에 이 구절이 맴돌다가 박힌 것입니다.
이제는 앉아서 쉬어야 할 나이라고 은퇴준비를 하고 있는 저에게 이 말씀은 즉각적으로 '왜?'라는 반응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은퇴하신 목사님들이 지나치게 활동적인 것이 후배 목사들이나 교회들에게는 짐이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나이 들면 쉬는 것도 덕이 된다는 생각을 그 동안 해오던 터에 오늘 새벽 이 말씀이 정말로 제게 주신 말씀인가, 묻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은 어제 제가 한국에서 온 편지 하나의 내용을 붙들고 씨름하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갈 때마다 들리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공주 소망공동체 입니다.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곳인데, 그 곳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는 정상용 원장님과의 인연 때문에 그곳에 갑니다. 이 분은 정말로 놀라운 신앙의 능력을 몸으로 들어내는 증인의 삶을 살고 있는 분입니다. 20대 초반에 행글라이딩을 하다가 척추를 다쳐서, 지금 50대가 될 때까지 누워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장애는 오히려 많은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어, 자신도 겨우 휠체어를 타고야 움직일 수 있는 장애인이면서, 육신의 장애가 마음의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소망공동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제가 다녀본 중에 이 기관은 가장 깨끗하고, 가장 편리하고 그리고 가장 건강한 장애인들의 집입니다. 그것은 정 원장님이 건강한 사람의 시각으로 장애인들을 대하지 않고, 같은 장애인으로써 그들의 시각과 마음으로 돌보기 때문입니다.
이 분의 편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저의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몸도 성치 않은 제가 또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나무라실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이제는 평안히 떠날 날을 기다리며 살아도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만, 소망드림을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장애인들이 농사를 짓고, 그 수확된 농산물을 판매하며, 차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누는 '소망드림'이라는 집을 지으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장애인들에게는 스스로 설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기르고, 사회는 장애인들도 스스로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봄으로써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소망드림을 짓는 이유입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참, 몸은 부자유해도 마음은 너무나 건강한 분이라는 것을 또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에는 나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너무 나이를 의식하지 말고, 부르시는 대로 쓰시는 대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다짐이 제 마음에 생깁니다.
그리고 보니, 이번에 취임하시는 장로님들에게도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어나 일하라. 하나님이 함께 하실지어다." 나이 많아서 장로의 직을 받는 분들에게 하나님의 주시는 말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성품과 인격으로 좌장 (앉아서 존경 받는)역할도 하셔야겠지만, 기회 있는 대로 선한 일에 힘써서 하나님의 칭찬받는 일꾼들이 되시는 것이 저와 성도들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장로님들뿐인가요?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일어나라, 일하라!"는 하늘의 음성이 들려지는 줄 믿습니다.
글쓴이: 김웅민 목사, LA복음연합감리교회 CA
올린날: 2012년 9월 24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