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경제적으로 초고속 성장을 한 우리 나라가 한편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그 와중에 온 국민이 빨리빨리 문화에 빠져 들어가 가치관의 혼란을 보게 되어 안타깝다. 지금 온 국민의 마음에 비통함을 안겨준 세월호 침몰 사건도 따지고 보면 안전은 뒷전으로 한 채 순간의 이득과 편리를 위해 빨리빨리, 대충대충 짚고 넘어간 결과일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는 절대로 이웃에 대한 배려를 용납하지 못한다. 도리어,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면 안 되기에 무한 경쟁의 이기심만 증폭시킨다.

그리고 하루 빨리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도리어 더 늦어지고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별로 길지 않은 간선도로나 고속도로 확충 공사 기간이 5년 이상 소요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우리 같았으면 불과 6개월 정도면 끝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공사 후에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좀처럼 도로 개수나 보수 공사 현장을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툭하면 도로를 파헤친다. 그 바람에 아까운 시간과 돈과 힘을, 어떤 경우에는 몇 갑절로 낭비한다.

워낙 오랜 세월, 가난하게 살다 보니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 잘 살아 보세” 하면서 눈만 뜨면 이 노래 부르며 정신 없이 달려온 지난 세월, 그 바람에 잘 살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궁핍했던 시절보다 오히려 국민정신이 병약해지고, 바른 삶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져 버린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좀 잘 못살아도 '올곧게' 사는 것이, 잘 살면서 '뒤틀려' 사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초고속 성장가도에 한국 교회 역시 급성장을 했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 2위의 선교대국으로 부상했고, 또한 세계 10대 대형 교회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한국 교회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불교와 가톨릭교의 성장세에 비해 개신교의 성장이 둔화되어 교인수가 감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왜곡된 교회 성장 제일주의로 인해 나타난 결과일 것이다. 교회마저 ‘더 빨리, 더 많이’를 목표로 내걸고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성경의 진리와는 거리가 먼, 기괴한 형태의 변형(?) 교회들이 출몰했다. '더 빨리, 더 많이'의 부산물로 유전자 변형 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인류에게 재앙으로 다가온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문제도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가스배출의 속도가 그것을 동화시키는 지구의 느릿한 속도보다 빨라서 생긴 이상 현상이라 한다. 교회는 더 이상 외형적 ‘빨리빨리’ 성장에서 눈을 떼어 ‘느릿느릿’ 참고 기다리며, 한 영혼의 참된 신앙 성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다림이 곧 사랑이라면, 사랑은 빨리빨리보다는 느릿느릿과 어울리는 말이다. 기다림을 뺀 사랑이란 도무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체교회
레오폴드는 "대지의 모든 구성원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라는 철학적 입장을 통해 자연 보존의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래픽 출처, 수재모 “레오폴드의 대지윤리” 통합적 접근 네이버 블로그.

생태계 보전(保全)을 위하여

오정선 목사는 서구의 정신과 동아시아 유교의 윤리적이고 영적 차원을 상호 존중하는, 그리고 상호 보완을 하는 대화를 통해 생태계 보전(保全)과 생태계 위기를 지구공동체가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적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개체교회
2020년, 테네시주 애쉬랜드시 근처의 한 농장 밭에 봄꽃이 만개해 있다. 연합감리교회 기관들은 지구의 날에 발표된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사진, 마이크 두보스, 연합감리교뉴스

기독교와 유교, 그리고 생태계

오정선 목사는 땅을 정복하라는 성서 구절을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을 돌보라는(care) 의미로 해석하고, 인간을 하나님의 피조물을 관리하는 청지기(steward)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 관심
전남 무안공항에서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난 29일 오후 소방 당국이 여객기 잔해를 살피고 있다. 사진 출처, 뉴시스.

연합감리교인들은 재난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2024년 12월 29일,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로 179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연합감리교인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재난과 재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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