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최근 일리노이그레이트리버연회의 황인숙 목사(은퇴)는 카본데일에서 <이민자 권익을 위한 여리고 행진>에서 미가 6장 6 ~ 8절을 중심으로 그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이냐?"라고 도전한다. 영문 설교를 번역하여 싣는다.
나는 이민자로서 언제나 이 나라에 받아들여진 것을 고마워 한다.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유, 번영과 다양성 그리고 공부하고 일할 기회를 누리면서 이 나라의 시민이 된 것이 축복이고 특권이라고 느낀다. 나는 내가 선택한 나라인 미국에 대해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내 자긍심은 산산조각이 났고, 커다란 아픔을 느낀다.
지난해 내가 뉴스에서 자주 들은 단어는 “장벽”이었다.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비용은 80억 불 이상이 든다. 정치 지도자들은 우리가 다른 나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으니, 우리 스스로를 지키고, 우리나라를 그들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고 있는 국경의 장벽을 설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우리는 이미 인종과 민족, 종교와 경제적 계층을 넘어, 성적 경향에 따라서도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왔다. 이렇게 편견과 미움, 의심과 제도적인 인종차별의 장벽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나누고, 마귀 취급하며 범죄자로 만들었다. 더불어, 서류가 없는 이민자들을 살인자, 강간범 그리고 마약 밀매범으로 낙인찍었다.
우리는 이처럼 강력한 장벽을 쌓고, 많은 이민자를 수용소라 이름한 감방에 집어넣었다.
더 나은 삶과 안전과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은 감옥의 감방 속에 던져졌고, 두려움과 고독을 넘어 인간성 상실과 부정의를 겪는 고통을 당했다. “우리의 부르짖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과연 있는가?”라는 그들의 부르짖음은 종종 기독교 가르침을 굳게 믿는 백인 우월주의의 목소리에 가려진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부르짖음이 하나님의 귀와 우리 가슴에 와 닿는다는 것을 안다.
그들의 부르짖음은 선지자 미가 시대에 하나님께 부르짖던 백성들을 상기시킨다. 유다라는 나라는 패망의 길을 가고 있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유다에 만연한 탐욕과 부정직으로 인한 타락한 법률제도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미가 선지자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그들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라고 외쳤다.
그러자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렇게 물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여호와께서 천천의 숫양이나 만만의 강물 같은 기름을 기뻐하실까? 우리가 더 자주 예배를 드리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실까? 그들에 대한 미가의 대답은 이것이었다.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8)
이 성경 구절에는 깊은 신앙 고백이 담겨있다.
이 말씀은 아주 쉽고 실천하기 간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 아주 값비싼 희생을 요구하는 삶의 방식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마음과 삶의 방식을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믿음의 선언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하나님과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나누어진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한일서 4:20는, “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 말씀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지 못하면,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미가 선지자가 말한 하나님의 세 가지 요구에 대해 묵상해 보자.
첫째, 하나님은 우리가 정의를 행하기 원하신다.
정의는 무엇인가? 우리는 오랫동안 부정의한 세상을 살아왔기 때문에, 정의가 아닌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대답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부정의는 요즘 시대의 새로운 규범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기근과 미움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죄 없는 이들이 고통당하는 것도 본다. 우리는 이렇게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부정당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정의를 행한다는 것은 부정의를 초래하는 제도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고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정의를 행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두려움과 편견 또는 미움 없이 살 기회를 갖도록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 수요일인 7월 10일에 나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캥커키에 있는 수용소를 방문해, 감옥에 갇혀 푸른 하늘과 햇빛을 며칠, 몇 주, 몇 달째 보지 못하는 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기본적인 인권과 존엄성이 갈기갈기 찢긴 채로, 고독과 두려움 그리고 불안함 속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정의를 행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단계는 우리의 편견과 차별 그리고 부정의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의식을 깨우고, 비인간적인 취급을 없애기 위해 함께 목소리 높여, 입안하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
우리는 정의 실현이 오직 재판관들과 변호사들처럼 사법 제도에서 일하는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난 목요일, 우리는 시카고 시내의 이민 법정에 방문해, 법정 뒤편의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인과 가톨릭 수녀를 만났다.
그들은 판사들에게 힘없는 수감자들에게도 돌보아주는 친구들과 대변해 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자리한 것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힘없는 이들의 편에서 함께 있어 주는 사역을 통해, 사법제도에 인간미를 더해주었다. 따라서, 그들의 존재는 판사에게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존중받고 인간적 존엄성과 정의를 지닌,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 하나님의 귀한 자녀라는 점을 깨닫도록 한다.
오늘 우리는 수용소에 있는 이들과 연대하여 여리고 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고, 정의와 인간적 존엄성을 요구하기 위한 부르심을 받았다.
두 번째 단계로, 하나님은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친절을 베풀기 원하신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로, 우리가 남들에게 대접받기 원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다른 이들을 대접해야 한다.
모든 정상적인 종교는 여기에서 시작점을 찾는다. 친절함은 그냥 잘 대하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 것 이상으로, 정의를 행하게 하는 내면의 힘을 더한다. 그것은 단지 다른 사람들을 참고 받아들이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모종의 대가를 치러 변화되게 하는 것이다.
지난주, 나는 수용소의 가장 힘없는 이들을 위한 희생적이면서도, 친절한 삶의 모범을 보았다.
가톨릭 수녀님 두 분, 95세의 팻과 85세의 조앤은 10년 전부터 수용소를 방문했다. 그들은 작은 불꽃처럼 너무 작고, 힘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변함없는 태도와 사랑이 가득한 친절은 감옥의 담을 무너뜨렸고, 감옥에 들어가 수감자들을 방문하고 그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작은 불꽃 하나가 번져 큰불이 되어, 지금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매주 수감자들을 방문하고 그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조직화 되었다.
그들은 우리가 일리노이 남부에서 감옥 방문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허락을 받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을 알고, “안된다고 할 때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격려했다. 우리는 그들의 말에 용기와 힘을 얻었고, 그들의 친절이 힘없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았다. 이처럼, 친절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은 부정의한 장벽을 허물 정도로 강력하다.
세 번째 단계로,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겸손하게 걷기를 원하신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본 적이 있는가?
함께 걷기 위해서는 걷는 사람의 방향과 목적에 동의하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가까이 걸을 때는 대화도 하게 된다. 따라서, 하나님과 겸손하게 걷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앞에 가시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도록 조심하며 동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하나님을 우리의 끊임없는 동반자와 안내자로 모시고 걷는 것과 같다. 팻과 조앤은 만면의 미소를 띠고 “하나님이 아니면 우리는 그 일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도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겸손한 고백인가!
걷는 일은 소리도, 힘도, 얼굴도 없는 이들을 대신하여, 세상을 바꾸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걷는데 두 발이 필요한 것처럼, 하나님의 사역에도 두 가지가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정의의 사역이고 다른 하나가 자비의 사역이다.
간혹 우리들은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압도당한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큰 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겨자씨와 같이 작은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하셨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 말씀을 되새겨 주고자 한다.
우리는 안전과 자유를 얻고, 더 나은 삶을 찾아온 이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빼앗기 위해 수억 달러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 시켜 주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많은 돈이 필요할까?
놀랍게도 그것은 10불부터 시작된다.
10불은 수용소를 방문한 자원봉사자들이 수감자들에게 준 돈의 액수이다. 자원봉사자들의 마음 씀으로 인해, 수감자들은 자기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 수 있었다. 그들은 칫솔과 종이 그리고 펜을 사서 편지를 쓰고, 감옥 매점에서 간식과 커피를 살 수 있었다. 10불이 오로지 조그만 물품과 약간의 편의를 제공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세 살 짜리 아이같이 인간의 존엄성이 빼앗긴듯한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 선택의 힘을 행사할 기회를 준 것이다. 그들은 10불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결정할 때, 마치 다시 인간이 된 것처럼 느꼈다.
나는 그것을 존엄성을 위한10불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은 10불 인간의 존엄성 회복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가? 당신의 커피 한잔 혹은 한 주간의 간식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옷장에 옷 한 벌 더 사는 일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당신에겐 한 주간 혹은 한 달 만에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10불을 모아야 할지에 대한 좋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만약 당신이 그 돈을 기부하기 원한다면 수용소 방문 헌금이라고 적어 카본데일 초교파 모임에 체크를 써주면 좋겠다.
나는 팻과 조앤을 만나고 난 뒤,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오늘 우리의 이 행진은 부정의와 인종차별의 강한 장벽을 허물어뜨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믿음은 전체 계단을 보지 못할 때 첫 계단에 발을 디디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정의를 행하고, 사랑의 친절을 베풀며, 하나님과 겸손히 걷는다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육신이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동행은 예수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어, 이 깨어진 세상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몸이 되는 것이다.
나는 내 설교와 잘 어울리는 찬양의 가사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우리는 부르심을 받았다>
데이비드 하스 作
오라, 빛 가운데 살자.
기쁨으로 빛을 발하고 주님을 사랑해 보라!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빛이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하나님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는 정의를 실천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는 친절히 사랑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는 서로를 섬기며,
하나님과 겸손히 걸으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아멘, 아멘!
황인숙 목사는 일리노이 그레이트리버스연회의 정회원 목사로, 30년 동안 지역 교회의 목사와 감리사로 섬기다가 2018년에 일리노이주 카본데일의 그레이스연합감리교회에서 은퇴했다.
연합감리교회 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615-742-5470 or [email protected]로 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