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양 선교사는 북일리노이 연회 소속 정회원 목사다. 지난 2017 년 8 월, 아내 우경아 목사와 함께 연합감리교의 세계선교부의 선교사로 스위스 제네바에 소재한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정의평화 순례팀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역>을 섬기도록 파송받았다. 김 목사는 지난 6 월 WCC 70 주년 기념 행사의 꽃으로 불리는 교황과 남북 공동 대표단과의 만남을 두고 기도해 왔다. 김진양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김 목사와의 인터뷰는 이메일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편집자 주)
1. 목사님에 자신에 대하여 소개 부탁합니다.
저의 신앙 여정은 세 개의 다른 기독교 전통을 배경으로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예언자적인 역할을 감당해 온 한국 기독교 장로회에서 안수를 받고, 시카고 루터란 신학교에서 구약 성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북 일리노이 디켈브 지방의 작은 두 교회를 섬기는 타인종 목회 목사로 파송받았습니다. 타인종 목회는 한국인의 소중한 가치와 문화에 눈을 뜨게 하고, 또한 타인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6 년 간의 목회 이후 북 일리노이 연회의 정 회원 목사가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 기독교 장로교회에서 연합감리교회로 소속을 바꾸게 된 동기는 신학적인 이유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연합감리교회 목사인 아내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2. 목사님은 언제부터 어떤 동기로 WCC를 섬기게 되었는지?
아내와 저는 “세상은 나의 교구다!” (요한 웨슬리 일기, 1739년 6월 11일) 라고 말한 요한 웨슬리의 말처럼 교회와 세상을 함께 섬기고자 연합감리교회 선교부에 선교사로 자원 하였습니다. 지난 2017 년 8 월, 세계선교부는 저를 WCC에서 <정의평화 순례팀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역>을 담당하는 선교사로 파송 하였습니다. (세계선교부 김진양 목사 관련 기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사역하게 된 동기는 한국 전쟁 발발 후 고향인 북한 땅을 떠나와 실향민이 된 한 목사님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지난 60 여년간 북녁 땅에 두고 온 부모와 가족으로 인해 단 하루도 눈물 없이 보낸 날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고, 분단이야말로 온전히 풍성한 삶을 누리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죄악임을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WCC에서 사역을 하기 전에도, 저는 여러 해 동안 미국 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에서 활동 했습니다. 또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연합감리교회와 연합감리교의 세계선교부의 오랜 선교 사명 중 하나 입니다. WCC와 모든 회원 교회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과 이산 가족의 만남을 위해 함께 지속적인 연대를 해 왔습니다. 저는 제가 이 WCC를 섬기게 된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3. 교황 방문과 남북교회 단일 대표단의 만남이 이번 WCC 행사의 꽃이었는데 그 과정에 알려지지 않은 비화가 있다면 부탁합니다.
WCC가 70주년 기념 행사에 교황을 초청하고, 교회 일치와 정의와 평화를 위해 가톨릭 교회와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을 결정했습니다. 저는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가톨릭과의 연대라는 측면에서 교황과 남북교회 대표와의 만날 수 없을까 소망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교황의 WCC 방문 일정은 이미 오래 전에 확정된 일이어서 스케줄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방문 이틀 전, 교황이 남북 공동 대표단과 만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교황과 남북교회 대표단과의 만남은 WCC와 가톨릭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함께 연대 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만큼 참으로 놀랍고 은혜스러운 일이었습니다.
4. 목사님의 사역이 보람 있었던 순간을 독자들과 함께 나눠 주시겠습니까?
제가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세계교회협의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선교 사역을 시작할 때는 이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보람있는 일인지 잘 몰랐습니다.
WCC의 70 주년 기념 행사에서 남북한 교회 대표단이 서로 손을 잡고 “내주를 가까이”와 “아리랑”을 함께 부를 때, 그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남과 북이 아니라 하나된 한반도의 형제자매가 손에 손을 잡고 어깨 동무를 하면서 350 명이 넘는 세계 교회 대표자들 앞에서 부르는 노래야말로 하나된 한반도를 위한 교회 일치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저의 사역에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또 다른 순간은 한반도 에큐메니칼 포럼 마지막 날 공동 성명서를 작성하던 때였습니다. 조선 그리스도교련맹과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와의 공동성명서가 나올 수 있을까 염려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남북 양측이 화해와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 내,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고 이행하자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믿음이 적었던 저에게는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하나되고 일치됨을 보며 섬김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6. 좌절되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입니까?
WCC 중앙위원회 기간 동안 몇몇 분들이 저에게 다가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왔습니다. “북한 정부가 종교를 허락합니까?” “저 사람들은 진짜 기독교인가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가장 절망되고 좌절되곤 했습니다. 저는 그 분들께 이렇게 다시 물었습니다. “당신은 진짜 기독교인가요?”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조그련 대표단의 진정성을 의심하시는 분들에게 조그련의 강명철 위원장이 피아노를 치면서 남북 대표단이 “내주를 가까이”를 함께 부른 비디오를 보여 주었습니다.
7. 제네바(WCC)에서 바라보는 남과 북, 그리고 북과 미?
WCC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남북 교회의 위치를 항상 동등하게 여겨 왔습니다. 또한 미국 교회도 아주 중요한 동역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WCC는 조그련이 여러가지 면에서 미약하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북한 체제 내에서 기독교의 위상을 잘 세워나갈 수 있도록 에큐메니칼 연대를 강화할 것을 다짐합니다.
8. 이번 WCC에서 연합감리교의 역할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고, 그 역할을 잘 감당했다고 혹은 얼마나 감당했다고 생각하는지?
WCC 중앙위원회와 한반도 에큐메니칼 포럼에서 연합감리교회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중앙위원회 위원인 메리 앤 스웬슨 (은퇴)감독과 샐리 딕 감독(북일리노이 연회)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정>이라는 WCC 중앙위원회 성명서를 통과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회장이며 위스컨신 연회을 관할하는 정희수 감독은 한반도 에큐메니칼 포럼 중 진행한 성경 공부에서 판문점 선언 이후 에큐메니칼 진영의 신학적인 방향을 제시했고, 세계선교부의 총무 토마스 켐퍼는 판문점 선언과 북미 협약 이후,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세계선교부가 지속적으로 연대하고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연합감리교회 한인연합회 평화위원회의 회장인 장위현 목사와 뉴욕 후러싱 제일교회 김정호 목사는 조그련과의 협력 사업에 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연합감리교의 <교회와 사회부>의 리버토 바우티스타 부총무와 미국 교회협의회 총무인 짐 윙클러도 참석하여 협력을 도모하였습니다.
9. 한국의 일부 교회가 보수화 되어 있는 지금, 한국 교회에서 통일을 위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요?
한국의 기독교 교회는 오랫동안 반공주의의 거점이었습니다. 1950 년대부터 기독교 교회가 급속도로 성장 확대 됨에 따라 교회는 반공주의의 재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역사적인 남북 정상 회담과 판문점 선언의 결과를 환영하였듯이, 한국의 기독교 교회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번영에 헌신하고, 하나님의 선교에 사명에 힘쓰기를 기도합니다.
10. 미국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까? 또 교회가 그리울 때는 언제입니까?
WCC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WCC라는 큰 울타리에서 일하다 보면, 종종 북 일리노이 연회의 디캘브 지방의 허브 클러스터에서 함께 만나던 동료 목사들과의 친밀한 우정이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북 일리노이 연회의 모든 동료들과의 특별히 한인 목사들과의 아낌없는 우정과 깊이 있는 연대가 그립기도 합니다.
기록/정리: 김응선, Korean/Asian News, UMNS
올린날: 2018년 7월 5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