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 학교에서 종교 교육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나는 우리 한인 이민 교회들이 민족적 정체성과 종교적인 전통을 유지하고 차세대를 양육하는 일에 큰일을 감당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나는 내 연구에서 한인 신앙 공동체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결론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한 문제들이 우리 공동체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인 이민 사회에서는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과 부모 자녀 세대의 세대 차이와 인종에 따른 사회 문화적인 압박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물론 최근에 벌어진 새로운 것은 아니고, 미국 역사와 문화에 걸쳐 언제나 존재해왔던 문제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는 보건 위기와 함께 여러 사회적인 문제들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사회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 와중에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반아시안 증오 범죄는 150% 증가했다. 특히 2021년 3월에 있었던 아틀란타 총격 난사 사건은 반아시안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 그리고 동양 경시 풍조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이 드러난 증오 범죄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증오 범죄와 폭력의 깊은 상처들로부터의 치유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한국인이면서 아시아계 미국인이며 기독교인인 우리는 우리 자녀들의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위협이 되는 모든 부정의에 대항하기 위해, 연대하고 더 발언하며 행동해야 하는 지점에 와있다.
십 년 이상 다양한 한인 교회들을 섬기면서, 나는 자라나는 세대들이 가정과 사회 속에 직면한 도전을 직접 목격했다. 그들은 문화적인 갈등과 정체성 형성이라는 문제로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집에서는 부모들과 다른 문화적인 전통과 의사소통 방식을 해결해야 했으며, 학교와 사회에서는 인종차별과 주변인으로 취급되는 현실을 대처해야 한다.[1] 러셀 정, 캐롤린 첸 그리고 제리 지 박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세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주류 사회로부터 외국인이나 이방인 취급을 당한 경험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2] 중요한 것은, “영원한 이방인”이자 “모범적인 소수계라는 신화”라는 인종적인 고정관념들이 사람들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3] 자신들의 신앙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단계에 있는 자녀들에게 이러한 인종적인 고정관념과 사회적인 압박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도전이자 부담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종과 성별 그리고 사회 계층의 차별로부터 끊임없이 투쟁하면서, 신앙 공동체의 행태를 살피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에 한인 신앙 공동체인 우리는 자라나는 한국계 미국인 자녀 세대들의 정체성 개발과 신앙 성장의 교차 지점에 더욱더 즉각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일은 홀로 헤쳐가야 하는 개인의 일이 아니며, 오히려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온전하며 신실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들과 공동체가 함께 그 책임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한 개인이 억압받는다는 의미는 그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규정되고 틀에 짜 맞추어지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4]
오랫동안, 한인 이민자들과 그들 자녀의 삶은 한국인으로서의 과거와 미국인으로서의 현재라고 하는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에 의해 규정되어 왔다. 그리고 그렇게 상충되고 억압적인 요인들은 종종 혼란과 갈등을 남겨왔다. 그러나 나는 경험과 연구를 통해 2세 한국계 미국인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진정한 자아를 알고 싶어 하고, 신적인 존재에 더 가까이 가고 싶어 하며, 자신들의 존재론적인 소명을 발견하길 원하고, 삶에서나 신앙에서나 왕성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예수의 해방 사역을 생각해 볼 때, 한인 이민 교회와 교육 사역은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발판이 되어주고, “제2의 고향”이 되어주어야 한다.[5] 그렇게 자신들의 신앙 발달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자신만의 “복합적 정체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6]

<2세 한국계 미국인 기독교인 공동체: 공동체적인 복합적 정체성’(A Faith of Our Own: Second-Generation Spirituality in Korean American Churches)>의 저자 샤론 김은 한인 2세들의 복합적 정체성은 인종적인 순혈주의를 깨는데 중요한 개념이라고 말한다. 그녀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2세들은 “복합적 정체성에 적응하면서, 한국과 미국적인 영성의 요소들을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며 자신들의 한계적 상황”을 창조적으로 헤치며 나아가고 있다.[7]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는 좌절과 분노의 시간이 우리들이 가야 할 종착역은 아니다. 우리가 낯설지만 더는 외국이 아닌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기 위해 협력해왔듯이 우리는 어두운 밤에서 새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두려움과 증오의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지만, 나는 아직도 2, 3세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와 목표를 자유롭게 주장하고, 자신들의 존재론적인 소명을 하나님의 은혜와 비전 가운데 찾으며, 기쁘고 당차게 자신들의 여정을 만들어 갈 그날을 꿈꾼다.
그리고 그날은 오고 있다.
그날은 정녕 오고 있다.
[1]샤론 김과 레베카 이 김은 이 문제에 대한 한국계 미국인 2세들의 유사한 이야기들을 자신들의 공저 “2세 한국계 미국인 기독교인 공동체: 공동체적인 복합 정체성”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다. “지속적인 신앙 전통: 라틴계와 아시아계 미국인 2세들에 있어서의 인종, 민족 그리고 종교” 캐롤린 첸과 러셀 정 공동 편집 (뉴욕: 뉴욕 대학 출판부, 2012), 180-181쪽
[2]러셀 정, 캐롤린 첸, 제리 지 박 공저, “서론: 새로운 2세들의 종교적,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 “지속적인 신앙 전통: 라틴계와 아시아계 미국인 2세들에 있어서의 인종, 민족 그리고 종교”에 수록됨. 캐롤린 첸과 러셀 정 공동 편집 (뉴욕: 뉴욕 대학 출판부, 2012), 7쪽.
[3]스테이시 제이 리, “모범적 소수계” 고정관념을 파헤쳐 보기: 아시아계 미국인 청소년의 이야기를 듣다.제2판. (뉴욕: 교원 대학 출판부, 2009), 11쪽; 앤지 촹, “아틀란타 총격 피해자들—그리고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인간성을 말살하는 두 가지 고정관념들,” 더 컨버세이션, 2021년 3월 26일 자.
[4]파울로 프라이어. “억압당한 이들의 교육학” (뉴욕: 블룸스베리, 2012); 벨 훅스, 선을 넘는 법을 가르치기(뉴욕: 루틀리지, 1994); 레지날드 블라운트, “주일학교에서 자유학교로: 기독교적 소명과 목소리의 힘”, 구원받은 공동체를 위한 교육, 데니스 얀센 편집. (유진, 오레곤: 위프 앤 스탁, 2015).
[5]영 리-헤르티히, 문화 영역 전쟁: 바뀌어가는 한국계 이민 가정과 교회 (내쉬빌: 아빙돈 출판사, 2001), 88쪽.
[6]샤론 김, 우리 자신의 신앙: 한국계 미국인 교회에서의 이세들의 영성 (뉴저지: 루트거스 대학 출판부, 2010), 162쪽
[7]샤론 김, 162쪽.
황희성 목사는 시카고 신학 대학원 종교 교육학 객원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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