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연합감리교 세계선교부는 “한국 병원, 파송 선교사들에게 마스크 1만 장 기부”라는 제목으로 된 보도자료를 통해,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은 전직(前職) 선교사들에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스크 1만 장을 미국 애틀란타에 있는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로 보냈다.”라고 발표했다.
세브란스 병원은 1885년 4월 10일, 감리교인 의료 선교사인 알렌과 장로교 복음 선교사 언더우드에 의해 설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었던 ‘광혜원’에서 시작되었다. 출범한 지 2주 후 광혜원은 고종이 지어준 ‘제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교육사업과 전도사업을 병행하다 연세대학교와 세브란스 병원으로 성장했다.
은퇴한 선교사들의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돕기 위해 세브란스 병원 원목실에서 보내온 KF94 마스크 10,000장은 2020년 7월 7일 화요일 애틀랜타에 도착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원장인 윤도흠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가 위생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기에 선교사님들은 우리 병원을 지어 의료를 제공해주었다. 이번 마스크 전달로 그 사랑을 다 갚을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 사랑을 잊지 않았고, 아직도 그 선교사님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현재 세계선교부는 세브란스병원의 뜻에 따라 한국을 섬겼던 선교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른 나라에서 사역했던 모든 은퇴한 선교사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세계선교부의 토마스 켐퍼 총무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기증한 이 마스크는 오랜 기간 복음 선교사, 교회 개척자, 의사, 간호사, 사회 복지사, 교사 등으로 섬긴 연합감리교회 선교사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이 담긴 한국인들의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선교부는 이 마스크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세계적 대유행병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인 올해 한국으로부터 온 뜻깊은 선물이라고 언급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선교부는 전 세계의 다양한 믿음의 공동체와 단체 그리고 파트너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한반도의 즉각적인 종전선언을 촉구하며, 화해와 통일을 가능하게 할 평화협정으로 대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을 섬긴 선교사 중에서는 에모리 대학교 총장과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한 제임스 레이니 목사와 그의 부인 버타 레이니가 있다.
1959년 레이니는 그의 아내 버타와 함께 전쟁으로 황폐해진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그의 많은 제자가 한국의 교회와 사회 지도자로 성장했다.
2019년 11월 21일, 세계감리교협의회는 레이니 목사에게 평화상을 수여했다.
이는 레이니 목사가 그의 선교사 사역을 마친 후, 거의 30년 후인 1993년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하여 1994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과 전쟁 위협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에 당시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을 설득하여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북한에 특사로 파견하도록 했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한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2020년 6월 10일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에 파송되어 선교사로 섬겼던 조오지 오글 목사에게 한국의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오글(한국이름 오명걸) 목사는 1954년에 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20년간 한국 도시산업선교회를 일궈오면서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법에 기반한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당시 조작된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이들을 위해 싸우다 1974년 12월14일에 추방당했다.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는 세계 선교와 개발을 위한 연합감리교회의 기관이다. 1819년 설립되어, 현재 미국 내에 파송된 선교사를 포함한 전 세계 70개국 이상의 나라에 350명 이상의 선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114 개국에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지역교회들의 파트너 역할을 담당하는 세계선교부는 지난 2019년 세계선교 2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가운데)은 지난 29일 한국을 섬기던 선교사들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스크를 기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사진 제공,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세브란스 병원에서 근무하다 소명을 받고 선교사로 필리핀을 섬겼던 세계선교부 주재선교사 김은하 선교사(Grace Choi)는 이 마스크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결초보은의 마음으로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선교사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브란스 병원이 사랑의 선물을 보내주신 것에 감사를 전한다. 장로교(PCUSA) 선교본부에도 1만 장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선교사들의 희생과 수고가 열매를 맺어 대한민국이 이제는 해외로 선교사를 보내고, 코로나19로 고난 중에 있는 미국을 도울 수 있는 후원국이 되었다. 우리나라가 그런 능력을 갖춘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다.”
김 선교사는 “전 세계에서 수고하셨던 선교사분들 중에 1,200명의 은퇴 선교사가 생존해 계신다. 특별히 한국을 섬겼던 분 중에서 현재까지 생존해 계신 분들도 약 90여 명 되신다. 그분들에게 먼저 마스크를 보내드리고, 이어서 다른 선교사님들에게도 보낼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은퇴 선교사인 바바라 팩은 “연세대학교에서 보내온 마스크를 받고 싶다. 이 마스크를 보내준 분들의 사려 깊은 선물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한국에서 섬기는 동안에도 한국인들의 관대함과 친절을 많이 느꼈다. 현재 한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분들과 아시아 사무소에서 일하는 분들 그리고 연세대학교에서 사역하는 분들에게 안부를 전한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의 이사장인 정희수 감독(위스컨신 연회)은 “한국 사람, 한국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참 많았는데, 한국에서 온 그 마스크 덕분에 (이사장인) 내가 다 으쓱해졌다.”라고 이사장으로서의 소감을 밝혔다.
“선교사들이 헌신했던 세브란스 병원에서 염려와 사랑을 담아 1만 장의 마스크를 보내준 것은 큰 감동이다. 세계 선교를 지속하여 잘 감당하고, 하나님 나라 선교를 쉬지 말라는 메시지라 느낀다. 우리는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는 사명 속에 어디에 살든 한 몸이란 싱그러운 진리를 체감하고 감사한다.”라고 정 감독은 이번 세브란스 병원의 마스크 기증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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