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2일, 세계교회협의회(World Churches Council, 이하 WCC)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11개 국가의 교회협의회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함께 세계교회공동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WCC가 주최한 선언문 발표 행사는 WCC의 국제담당 디렉터인 피터 프로브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세계교회공동평화선언문 작성에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호주, 영국, 태국, 캐나다, 필리핀, 에디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정교회 등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11개 국가의 교회협의회가 참여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대한성공회(성공회),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연합감리교회(미국), 미국장로교회(PCUSA), 연합그리스도의교회(미국), 그리스도제자교회(미국, 캐나다), 메노나이트 (미국), 메노나이트(캐나다) 등 10개국의 교단을 비롯한 세계교회협의회(WCC), 세계총대주교청, 세계개혁교회협의회, 세계감리교협의회 등 4개의 세계적인 교회 단체들이 이에 서명했다.
이 선언문은 70년 전 한(조선)반도에서 발생한 한국전쟁으로 인해, 약 삼백만 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고, 주요 도시가 파괴되었으며, 수많은 이산가족이 발생했던 비극적인 사건과 동일한 언어, 역사, 문화를 가진 한 민족이 서로 미워하게 된 이유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한반도의 상황을 설명했다.
정희수 감독을 비롯한 여러 지도자가 공동으로 낭독한 세계교회공동평화선언문에서 11개 국가의 교회협의회는 “전쟁이 시작된 지 70년이나 지난 지금, 우리는 전쟁이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오랜 한(조선)반도의 분단과 갈등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며 새로운 도전을 야기시켰고,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위협에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 우리는 전쟁 종식의 인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 한(조선)반도의 평화를 향한 현실적 대화와 협상의 조건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또 11개 국가의 교회협의회는 한국전쟁 참전국의 교회로서, “우리는 한(조선)반도의 즉각적인 종전선언을 촉구하며, 영구적인 평화체제의 실현을 향한 출발점으로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조속히 전환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라고 선언했다.
선언문은 ”2018년 4월의 판문점 선언과 9월의 평양 선언 그리고 6월의 싱가포르 선언에서 결의한 한(조선)반도 평화를 향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염원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조선)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모든 군사훈련을 잠정 중단 혹은 즉각 취소하고,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및 미합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의 대화를 즉각 재개함과 동시에 외교관계를 속히 정상화 하라.”라고 호소했다.
“통일은 그 어떤 무력이나 강압적인 수단으로도 이루어 낼 수 없으며, 오직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이루어져야 하고, 한(조선)반도 백성들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공통된 정체성과 미래를 공유하여 동북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 평화를 위해 영향력과 영감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함께 기도한다.”라고 선언문은 마무리 지었다.
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행사에는 WCC의 임시 총무인 이오안 소우카 목사와 WCC 부총무인 이사벨 피리 목사, 한국교회협의회의 총무인 이홍정 목사와 연합감리교회 위스컨신연회의 정희수 감독 그리고 뉴욕연회의 토마스 비커튼 감독 등 다수의 전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세계교회공동평화선언문 낭독과 기도회가 함께 열렸다.
피리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가 한반도 위에 임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있는 용기와 힘 그리고 치유와 사랑을 통한 용서가 가득하고, 예수의 부활이 한반도에서 나타나기”를 기도했다.
호주의 에밀리 에반스 목사는 “평화를 위해 간구하오니 하나님 응답하소서. 통일을 간구합니다. 70년의 분단이 끝나게 하소서. 남북 간에 성숙한 신뢰가 자라게 하시고, 협력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뉴욕연회의 토마스 비커튼 감독은 기도에서 “평화의 하나님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 70년은 너무나 깁니다. 일치의 하나님, 당신의 자녀들이 얼마나 더 헤어져 있어야 합니까? 하루도 긴데, 70년은 너무나 깁니다. 한민족의 가슴에 당신의 진리를 부어주시고, 단단한 마음을 녹이시어 분열을 끝내게 하소서. 모든 기독인이 주님을 따르고, 화해와 평화를 세우는 자가 되게 하셔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했다.
한국의 한 교회 성가대가 “오소서 평화의 왕”이라는 찬양을 드린 후, WCC가 이끈 한반도 평화순례단의 사진을 소개하는 것으로 행사는 마쳤다.
한편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연합감리교단 안팎에서 꾸준히 발언해 온 정희수 감독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별도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희수 감독은 성명서에서 “한반도 용서의 날이 다가왔다. 이제는 분단과 폭력을 멈추고 갈라진 나라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할 시간이다. 평화조약을 맺고 전쟁을 종식시켜야 할 시간이다.”라고 한국전쟁 70주년의 의미를 해석했다.
정 감독은 시편 90편의 모세의 기도를 인용하면서, “70년은 한 인간의 온 생애다. 한 생애를 헤어져 살았다면 이제는 화해하고 다시 만나야 할 시간이 된 것이며, 70년 동안의 분단과 대립 그리고 분쟁은 너무도 길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의 신학적 의미를 “예수께서는 평화를 조성하는 자를 축복하셨고, 평화를 조성하는 일은 그리스도 제자의 정체성의 핵심이다. 평화를 조성하고, 평화를 건설하며,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역동적인 사역은 성령에 의해 인도된 세상을 변혁시키는 사역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 감독은 “평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평화가 하나님의 강한 의지”라고 강조하고 “우리 모두가 평화와 정의의 옹호자가 되면 함께 한국과 온 지구상에 평화를 조성하고, 평화를 건설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라고 호소했다.
참고자료
Joint Ecumenical Peace Message
A Statement on the 70th Anniversary of the Start of the Korean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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