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아쉬운 반쪽짜리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이 발표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ational Church Council of Korea, 이하 교회협) 화해와통일위원회는 2025년 부활절을 앞둔 4월 9일, ‘2025년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을 발표하고,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는 북측의 공식적인 응답을 받지 못해, 남측의 입장만 담긴 반쪽짜리 공동기도문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한 2019년 이후 남·북 대화가 중단되고, 남·북과 북·미 관계가 냉각되면서, 매년 남측이 발표하는 기도문을 통해 함께 기도해 왔다.  

2025년은 한국전쟁 발발 73주년이자 정전협정 체결 75주년을 맞는 해이다. 한민족은 서양에서 민족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훨씬 이전인 676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당나라 군대를 대동강 이북으로 몰아낸 이후 고려와 조선을 거쳐 1910년 일제 강점 이전까지 약 1,234년 동안 민족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이어왔다.

1945년, 한반도는 외세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됐으며, 그로부터 5년 뒤인 1950년 6월 25일에는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민간인을 포함해 남북한에서 약 300만 명, 중국군 50만 명, 미군과 유엔군 약 5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한반도 역사상 가장 참혹한 비극 중 하나로 기록된 이 전쟁은 75주년을 맞는 2025년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 종결되지 않은 채,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교회협은 1996년부터 부활절을 맞아 조선그리스도교련맹(조그련)과 함께 남·북 공동기도문을 발표해 왔다. 특히 2013년 한국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통일을 위한 전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관심을 환기시키며, 평화에 관한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이후 WCC는 매년 부활절에 남북이 공동으로 작성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문을 전 세계 교회에 배포하며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교회협은 이번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하루빨리 찾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기도문에는 “우리 사회가 갈등과 반목을 넘어 민주 헌정질서를 지켜내 왔듯이, 한반도 평화의 봄날이 하루속히 다가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 북과 남의 그리스도인들이 더불어 앉아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라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기도문은 또 부활의 아침에 우리 민족과 전 세계가 생명의 길로 나가기를 기도하며, “부활의 아침,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며, 우리 민족과 온 세계가 새로운 생명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부활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엎드려 회개합니다.”라고, 한반도에 만연한 폭력과 적대의 언어가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고백하며, 진정한 평화를 위한 기도를 이어갔다.

“남과 북의 관계는 깊은 단절 속에 놓인 지 오래이며, 폭력과 적대의 언어가 우리를 더욱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역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강대국들의 대립 속에서 모두의 평화가 위태로운 현실 속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를 새롭게 해 주십시오.”라고 현실을 직시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우리 내면의 변화와 실천을 위한 간절한 염원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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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새 마음으로 우리에게 오십시오. 우리는 한 자매요, 한 형제이건만, 서로를 적대하는 데 익숙해져 버린 우리의 마음을 돌이킵니다. 평화를 이루려 하기보다 상대를 의심하고 대립하는 우리의 모습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정권과 체제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우리의 하나 됨의 길을 바로잡을 지혜를, 민과 민의 연대로 세워가는 진정한 평화의 길로 나아갈 힘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걸어갈 용기를 우리에게 주십시오.”라고 기도문은 서로에 대한 의심과 대립을 넘어, 진정한 화해와 연대를 위한 용기와 지혜를 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하나님, 평화로 우리에게 오십시오. 이 땅의 전쟁이 끝난 지 72년이 되었으나, 여전히 우리는 공식적인 종전 선언조차 이루지 못한 채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무력과 위협이 아니라, 대화와 신뢰로 평화를 구축할 지혜를, 남과 북이 다시 만나 진정한 평화의 길을 걸어갈 힘을, 이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할 용기를 우리에게 주십시오.”라고, 약속을 이행할 지혜와 용기를 허락해 주시기를 기도하며, 신앙적 실천을 통해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

“하나님, 사랑으로 우리에게 오십시오. 오랫동안 닫혀있던 길을 다시 트고, 이제야말로 손을 내밀어 함께 걸어가야 할 때입니다. 민과 민의 협력이 다시 살려낼 지혜를, 개성공단이 다시 불을 밝히고, 금강산의 길이 다시 열리며,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날 새 길을 열어갈 힘을, 오랜 약속들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게 지켜낼 용기를 우리에게 주십시오.”

이어 공동기도문은 부활하신 하나님을 고백하며, 세계교회와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단지 기도에 그치지 않고,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가 되기를 간구했다.

 “마침내 부활하신 하나님, 죽음을 이기신 그 능력이야말로 분단을 넘어 통일을 이루는 원천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남과 북의 교회 안에 심겨진 부활의 신비에 기대어 기도하오니, 전쟁과 대립이 아닌 화해와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교회, 해묵은 이념의 갈등을 넘어서는 새 길을 제시하는 교회, 세계교회와 함께 기도하며 남과 북을 잇는 다리가 되는 교회,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가 되게 해 주십시오.”

2025년 부활절 남북(북남)공동기도문 한국어 영어 전문은 아래와 같다.  

[2025년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부활의 아침,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며, 우리 민족과 온 세계가 새로운 생명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먼저, 우리는 부활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엎드려 회개합니다. 남과 북의 관계는 깊은 단절 속에 놓인 지 오래이며, 폭력과 적대의 언어가 우리를 더욱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역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강대국들의 대립 속에서 모두의 평화가 위태로운 현실 속에 놓여 있습니다. 하나님, 돌이켜 엎드리니, 우리를 새롭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 새 마음으로 우리에게 오십시오. 우리는 한 자매요, 한 형제이건만, 서로를 적대하는 데 익숙해져 버린 우리의 마음을 돌이킵니다. 평화를 이루려 하기보다 상대를 의심하고 대립하는 우리의 모습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정권과 체제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우리의 하나 됨의 길을 바로잡을 지혜를, 민과 민의 연대로 세워가는 진정한 평화의 길로 나아갈 힘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걸어갈 용기를 우리에게 주십시오.

하나님, 평화로 우리에게 오십시오. 이 땅의 전쟁이 끝난 지 72년이 되었으나, 여전히 우리는 공식적인 종전선언조차 이루지 못한 채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무력과 위협이 아니라, 대화와 신뢰로 평화를 구축할 지혜를, 남과 북이 다시 만나 진정한 평화의 길을 걸어갈 힘을, 이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할 용기를 우리에게 주십시오.

하나님, 사랑으로 우리에게 오십시오. 오랫동안 닫혀있던 길을 다시 트고, 이제야말로 손을 내밀어 함께 걸어가야 할 때입니다., 민과 민의 협력이 다시 살려낼 지혜를, 개성공단이 다시 불을 밝히고, 금강산의 길이 다시 열리며,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날 새 길을 열어갈 힘을, 오랜 약속들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게 지켜낼 용기를 우리에게 주십시오.

마침내 부활하신 하나님, 죽음을 이기신 그 능력이야말로 분단을 넘어 통일을 이루는 원천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남과 북의 교회 안에 심겨진 부활의 신비에 기대어 기도하오니, 전쟁과 대립이 아닌 화해와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교회, 해묵은 이념의 갈등을 넘어서는 새 길을 제시하는 교회, 세계교회와 함께 기도하며 남과 북을 잇는 다리가 되는 교회,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가 되게 해 주십시오.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한반도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빌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25년 4월 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2025 Joint North-South Korea Easter Prayer (Proposed)]

On this Easter morning, we praise Jesus Christ, who has triumphed over death, and we pray that our people and the whole world may walk in the path of new life.

Yet before we fully rejoice in the resurrection, we come before God in repentance. The relationship between North and South has long been marked by deep division, and the language of violence and hostility continues to push us further apart. Military tensions are rising not only on the Korean Peninsula but throughout Northeast Asia, and in the power struggles of global superpowers, peace remains fragile and uncertain. O God, we kneel before you—renew us, transform us.

God of new hearts, come to us.

Though we are one people, one family, we have grown accustomed to treating each other as adversaries. Forgive us for mistrusting and confronting one another instead of striving for peace. When political regimes and systems change, our path toward unity wavers—grant us wisdom to set it right. Strengthen us to build true peace through people-to-people solidarity. Give us the courage to walk this path unwaveringly.

God of peace, come to us.

Seventy-two years have passed since the end of war on this land, yet we still live in uncertainty, without even an official declaration of its end. Not through military force and threats, but through dialogue and trust, may we seek peace. Grant us the strength to restore inter-Korean encounters and the determination to walk the path of genuine reconciliation. Give us the perseverance to work tirelessly for peace.

God of love, come to us.

Now is the time to reopen long-closed roads and extend our hands to one another. May the wisdom of people-to-people engagement breathe new life into our cooperation. May the Kaesong Industrial Complex shine with new light, the paths to Mount Geumgang reopen, and separated families reunite freely. Strengthen us to keep long-standing promises from fading into history. Give us courage to uphold and realize these commitments.

God of resurrection, come to us.

We believe that the power of Christ’s resurrection is the very source of overcoming division and striving toward reconciliation. As churches in North and South Korea, rooted in the mystery of resurrection, we lift up this prayer: May we become a church that seeks paths of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rather than war and confrontation. May we be a church that envisions new possibilities beyond ideological conflict. May we be a bridge, connecting North and South in prayer with the global ecumenical community. May we be a church that works for peace.

May God’s will be done on the Korean Peninsula as it is in heaven. We pray in the name of Jesus Christ. Amen.

April 20th 2025

Th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관련 자료 보기

한국어로 작성된 2025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

영문으로 작성된 2025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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