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에서 피어난 불사조,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편집자 주: 연합감리교뉴스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역에 힘쓰며, 영혼 구원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들을 소개하기 위한 시리즈 <이 교회를 소개합니다> 두 번째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가 교단 탈퇴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석부 목사가 담임하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소재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Los Feliz United Methodist Church)가 교단 탈퇴의 여파로 인한 어려움을 딛고, 21명의 새 신자 입교와 영어 목회 시작, 다문화 사역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 있다.

1894년 5월 20일 창립된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는 130여 년의 전통을 지닌 역사 깊은 교회다. 김동형 목사가 1975년 8월 11일 개척한 한인 회중은 윤선식 목사가 담임하던 1983년 9월, 정식으로 연합감리교회에 소속되었으며, 이후 영어 회중이었던 로스펠리즈 교회와 통합되어 현재의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1994년 10월에는 영어 회중이 교회 재산 일체를 한인 회중에 양도함에 따라,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는 한인 회중 중심의 교회로 전환되었다.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6대 담임목사인 이석부 목사가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이 목사는 로스펠리즈 교회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6대 담임목사인 이석부 목사가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이 목사는 로스펠리즈 교회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2023년 6월, 캘리포니아-태평양 연회는 신병옥 목사(당시 본처목사, local pastor)의 파송을 중단하고, 2023년 7월 1일부로 이석부 목사를 새 담임 목사로 파송했다. 이에 반발한 신 목사와 평신도들이 대거 교회를 떠나면서,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었다.

하지만 2023년 7월 1일, 이석부 목사가 6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교회는 급속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2024년 4월 21일, 교회는 21명의 새 신자가 입교식을 통해 교회의 일원이 되었으며, 8월부터는 수요성서대학을 개설하고, TEE(Theological Education by Extension)를 통해 교인들의 신앙 교육에 힘쓰고 있다. 또한 같은 해 11월부터는 영어 목회를 시작하여, 다문화 사역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연합감리교회 총회에서 한인 총회가 결정한 “세계선교부 파송 140명 전원 후원” 결정을 적극 지지하며, 해외 선교사 4명을 후원하고 있다. 또 한인 회중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5월 18일에는 기념 예배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예배에서는 캘리포니아-태평양 연회 감독인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Dottie Escobedo-Frank) 감독이 설교하고, 집사 6명과 시무권사 3명 등 새로운 임직자들을 임명할 예정이다.

이러한 결과는 담임목사인 이석부 목사가 철저한 연합감리교 영성과 신학, 그리고 신앙을 바탕으로 그간 쌓아온 다양한 사역 경험과 아이디어를 교회 사역에 효과적으로 접목시킨 결과 나타난 부흥의 한 단면이다.

이 목사는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가 각 교인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삼는 교회이며, 교인들이 예수님을 자신 안에 모시고, 또 자신이 예수님 안에 거하길 소망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와 교인들은 로스펠리즈의 가장 큰 장점을 ‘토요일 전 교인 새벽교회’로 꼽았다. 전 교인이 토요일 새벽에 모여 기도하며 하나님과 만나고, 주의 몸인 성전을 함께 가꾸며 교인 간의 친목을 다지는 등 교회 사역을 강건하게 하는 중요한 기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흥에는 이석부 목사의 목회 지도력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은 이 목사의 사역에 호응하며 스스로 각성해 변화된 교인들에게서 나왔다.

박로수 권사는 교회가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교회가 어려움을 겪은 후, 교인들 사이에 큰 경각심이 생겼습니다. 각 교인은 한 생명의 소중함을 철저히 깨닫고,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대하기 시작했지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이번에 교회가 깨지고 어려워진 것이 오히려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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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자, 평소 교회에 출석하지 않던 자녀들이 교회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그들의 자녀들까지 주일학교에 출석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3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며, 세대 간의 대화와 통합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한 교우는 자신의 어머니와 다른 교인들이 교회를 가꾸고 열심으로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에 감동되어 다시 교회에 나오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교회에 출석하자, 오랫동안 교회를 떠났던 친구도 자신과 함께 교회에 출석하며 새롭게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는 교회에서 섬기며 신앙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겪은 어려움은 젊은 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사역에 참여하게 만들었고,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 성가대 지휘자인 샘 리(Sam Lee) 집사와 피아노 반주를 맡고 있는 이은영 집사 부부는 로스펠리즈에 출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이다. 이 목사 파송 첫 예배에 피아노 반주가 없어 임시 반주자로 온 이 집사는 이후 교회에 남아 섬기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저희가 처음 교회에 왔을 때는 20명도 안 되는 사람만 남아 있었어요. 그때 남아 있던 분들은 너무 낙담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였죠. 게다가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만 계셨고요. 그런데 ‘그대로 두면 안 된다. 우리가 해야 한다.’라고 결심하고, 매일 교회에 나와 청소도 하시고, 나무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저희도 그냥 있을 수 없었어요.”

이은영 집사는 이제 로스펠리즈 교회가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며, 교인들이 단순한 열심을 넘어 기쁨으로 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이(남편)는 찬양팀과 성가대를 섬기고, 또 직장에 일하러 가야 해요. 그런데도 기쁨으로, 의미 있고 보람되며 재미나게 섬기니까 오히려 행복해하더라고요.”

앞서 말한 박 권사는 자기 아들도 그간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교회가 어려워지자 발 벗고 나서게 되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단지 교회를 살리기 위해 비어 있는 자리를 메우는 마음으로 출석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찬양팀 일원으로 섬기며 방송과 유튜브 사역까지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며느리는 찬양팀과 성가대에서, 손주는 주일학교에 출석하며 온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에 기뻐했다.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찬양팀은 다양한 문화와 언어적 배경을 지닌 청년들로 구성되어 예배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찬양팀은 다양한 문화와 언어적 배경을 지닌 청년들로 구성되어 예배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조무상 권사는 1983년에 글렌데일 연합감리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입교한 오랜 연합감리교인으로, 약 3년 반 전 로스펠리즈 교회에 입교했다.  

조 권사는 지난 교단 탈퇴 과정에서의 아픔을, 연합감리교회의 신학과 교리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연합감리교회 교인이라면 반드시 교단의 신학과 교리를 교육받고 훈련받아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교인이 떠나는 아픔을 겪은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조 권사는 이석부 목사가 연합감리교회의 장정과 교리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교회는 반드시 연합감리교 신학과 교리를 가르쳐야 합니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조 권사는 로스펠리즈교회가 향후 다민족 선교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는 아시아인을 비롯한 많은 소수 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을 믿는 기쁨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다민족이 함께 찬양하며, 우리 교회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다민족 신앙의 허브가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SNS와 웹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로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처럼 로스펠리즈 교인들은 선교적 정열(passion)을 품고 복음 사역에 임하고 있다.

연합감리교뉴스가 로스펠리즈 교회를 방문했을 때, 출석하던 한 타이완 청년이 본국으로 귀국한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로스펠리즈 교인들을 향해, “제가 있어야 할 최고의 장소는 이곳이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따뜻한 미소를 많이 그리워할 것입니다.”라고 영어로 인사한 뒤, 한국어로 “낯선 나라에서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로스펠리즈 교회는 타이완에서 온 한 청년을 따뜻하게 품고 주님께 인도하여, 본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도록 인도한 것이다.

이처럼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는 한국인 회중이 중심을 이루는 교회이지만, 다문화·다언어 사역(multi-cultural and multi-language ministry)을 위해 사역의 문을 활짝 열어가고 있다. 특히 인근 할리우드 지역 전도를 염두에 두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사역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교회의 찬양팀 또한 이미 다양한 문화와 언어적 배경을 지닌 청년들로 구성되어 예배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50주년 기념 및 임직 예배 포스터. 제공,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50주년 기념 및 임직 예배 포스터. 제공,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를 가장 오랫동안 섬긴 남상은 장로는 고등학교 시절이던 1975년에 교회가 개척되는 과정과 2007년 새 성전의 설계 및 건축, 2008년 입당 예배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흥망성회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남 장로는 지난 몇 해가 교회에 있어 매우 힘든 시기였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다 아시다시피 1년 반 전, 우리 교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많은 분이 교회를 떠났죠. 하지만 남으신 분들은 이 교회를 지켜야겠다고 마음을 모았어요. 우리 선배님들과 부모님들이 50여 년 전에 이민 오자마자 세운 교회를 우리가 그렇게 박차고 나갈 수는 없었죠. 그동안 우리가 이곳에서 하나님을 섬겨 왔는데, 어떻게 여기를 떠날 수 있었겠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 장로는 이석부 목사의 부임 이후 교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석부 목사님이 부임하신 뒤로 정말 열정적으로 목회하시고, 그 영향으로 새 교인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어 “목사님의 설교는 성경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메시지가 명확합니다.”라고 이 목사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심 장로는 로스펠리즈 교회가 할리우드 지역 복음화를 위한 사명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교회가 18년 전 이곳 할리우드로 이전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이 지역 사회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복음화를 이끌어가는 선봉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거기에 우리 교회의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는 위기를 딛고 일어나, 다양한 세대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건강한 신앙 공동체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이들의 회복과 도약은 단순한 교인 수의 증가를 넘어, 신앙의 본질과 공동체성을 다시 붙잡은 열매라 할 수 있다. 위기를 통해 더 굳건해진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된 로스펠리즈 연합감리교회가 이민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빛 된 공동체로 힘차게 나아길 기대해 본다.

김응선(Thomas E. Kim)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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