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중부, 그리고 서부 지역 한인선교구가 연합하여 주최하고, 한인목회강화협의회가 주관하며, 한인총회가 후원한 <평신도와 함께하는 UMC 미래 컨퍼런스: 2024 교단 총회와 한인연합감리교회>가 2024년 4월 6일(토) 동부 시간 기준 오후 7시에 열렸다.
화상으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연합감리교회 총회를 앞두고, 평신도와 목회자의 총회에 대한 이해를 돕고 대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교단 총회는 여러 법안을 처리하고, 차기 4개년 예산을 확정하고, 현 사회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반영한 결의문을 승인하며, 교단의 미래 사역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교단의 최고 의결 기구다.
컨퍼런스의 진행을 맡은 안명훈 동부지역 한인선교구 선교감리사는 “특별히 평신도를 중심으로 초청하고, 목회자도 함께 참여하여, 우리 한인교회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관해 ‘거룩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라고 컨퍼런스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은퇴한 박정찬 감독과 위스컨신 연회를 이끄는 정희수 감독, 그리고 한인 교회가 많은 캘리포니아-퍼시픽 연회의 에스코베도-프랭크(Dottie Escobedo-Frank) 감독과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의 회장인 토마스 J. 비커튼(Thomas J. Bickerton) 감독 등과 총 428명의 평신도와 목회자가 등록했었다.
박정찬 감독은 모임을 시작하며, “우리의 생각과 말을 주장하시고, 귀를 열어 주시어, 주님의 바람과 뜻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구별된 하나님의 거룩한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한인 공동체의 앞날을 위해, 희망의 불씨를 심는 모임으로 이끌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박 감독은 이어, ‘나는 기독교를 좋아하지만, 기독교인들을 싫어한다’라고 한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성애 이슈와 예수님 간에 연결성이 있는가? 동성애가 예수님보다 큰 이슈이고, 예수님의 가르침보다 중요한가? 동성애를 빌미로 교회를 이념전쟁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치적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박 감독은 또한 차이와 다름을 언급하며,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고 내 편, 네 편으로 가르지 말고, 상대방을 굴복시키거나 제거하지 않고,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품으며, 서로의 발을 씻기는 자세로 열린 가슴으로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위스컨신 연회 주재감독이자 한인목회강화협의회 회장인 정희수 감독은 “코로나와 교단 탈퇴로 인해 시련을 겪었지만, 부활하신 주님의 능력에 힘입어 강함과 담대함을 회복하자. 각자의 사명을 다하는 거대한 선교의 비전을 가져보자. 연합감리교회는 재난과 폭력으로 상처받는 곳을 찾아가고, 아픔이 있는 곳에도 연합감리교회의 사역은 펼쳐진다.”라고 연합감리교회의 세계를 향한 사역을 높이 평가하고 강조했다.
캘팩 연회의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 감독은 인사말을 전하며, 요한복음 20장 19~31절의 제자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자들은 갇힌 공간에서도 여전히 서로를 도왔고, 두려움 속에서도 예수님 없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때 예수님이 그들을 찾아오셨고, 두려움은 희망으로 변화되었다. 우리 공동체가 함께하면, 우리에게도 주님이 찾아오실 것이다.”
에스코베도-프랭크 감독은 이어 “우리의 닫힌 문을 열고, 두려움 없이 믿음 가운데 사랑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한목협 사무총장인 장학순 목사는 한인 교회와 미국 내 연합감리교회 전반의 상황을 소개했다.
장 목사는 연합감리교회 안에 244 한인 교회와 36 영어 회중이 있었는데, 40여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여, 현재 205 한인 교회와 35 영어 회중, 총 240 교회가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또 장 목사는 장정 ¶ 2553가 2019년 발효된 이후, 미국 내 30,500개 교회의 약 25%에 해당하는 7,700여 교회가 이 규정을 통해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했고, 더불어 2,000여 교회가 재정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아, 약 32%인 총 9677 교회가 감소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아울러 연합감리교회의 소수인종 교회는 전체 교회의 1.2%로, 그중 한인 회중 40곳을 포함한 0.4%가 탈퇴했으며, 탈퇴한 전체 교회 중 97.4%는 백인 회중이라고 말했다
홍삼열 감리사는 다가오는 총회에서 다뤄질 안건 가운데 관심을 두어야 할 2가지는 지역화(Regionalization) 안과 반동성애 관련 법안이라고 말한 후, 참석자들에게 이 안건들, 특히 동성애와 관련한 법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한인 교회의 대응과 준비를 주문했다.
홍 감리사는 반동성애 관련 규정이 1972년 총회 때 추가된 이후, 동성애 목회자 안수 금지와 동성 결혼식 주례 금지 조항이 추가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회에서, “1972년 장정 이전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한 걸음 더 나아간 ‘결혼의 정의’와 ‘동성애자 목사 안수’ 등이 포함될지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홍 감리사는 감리교회는 교리 논쟁에 집중하기보다 전도와 선교에 집중해 온 교단이며, 기독교적 실천에 주안점을 두고 사역하며, 전도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인 교회는 앞으로 연합감리교회의 장점과 우리의 장점을 결합하여, 미국 교회에 한인 교회의 영성을 전함과 동시에 미국 교회의 사회적 영성을 배워 균형 잡힌 교회로 나가야 한다.”
홍 감리사는 더 나아가 한인 교회의 장래를 위해, 목사와 평신도가 교단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인 영성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연합감리교회의 풍성한 자원을 통해, 사회적 성화와 개인의 영성을 혼합하고, 선교와 전도의 사명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이어 차세대 그룹인 NEXUS의 사무총장인 이푸르메 목사는 젊은 2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기사가 30년 전에도 나왔는데, 여전히 그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가슴 아프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면은 교단과 각 연회에 속한 한인 2-3세 목사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으며, 차후에는 한인 2세 감독을 세우자는 꿈을 품고 있어, 교단의 미래에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NEXUS의 회장인 샘 박 목사는 미국의 주류 교단 중, (2022년 기준으로) 미국장로교 PCUSA에서 53,000명, 또 다른 장로교이자 보수교단인 PCA에서 20,000명, 그리고 남침례교에서 500,000명의 교인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교인 감소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고, 실용적이고 연대주의 교단인 연합감리교회에 소망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 정의, 무엇보다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교단은 우리뿐이다. 특히 목회자의 성별에 대한 구별 없이, 여성목회자가 사역할 수 있는 것은 연합감리교회의 사회 정의를 향한 노력의 결과이다.”
여선교회 전국연합회의 부총무인 권오연 사모는 “나는 평신도지만, 종종 사역자 자리에 앉게 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연합감리교인으로서의 경험을 나누었다.
권 사모는 평신도로서 연회의 성직위원회 위원으로 10여 년간 섬기면서, 연합감리교회가 얼마나 목사를 철저하고 까다롭게 심사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연합감리교회에선 평신도도 목사와 똑같은 목소리로 참여할 수 있다. 물론 감독과 목회자들의 권위는 존중되지만, 평신도의 참여가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교단이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한인 교회가 나눠지고 그 일부가 교단을 떠나 지역 연합회가 와해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여성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난민과 이민자를 위한 선교사역에 보다 집중하겠다.”라고 말하며, 권 사모는 실천하는 평신도들이 있으니, 미래를 기대해달라는 말로 자신의 발언을 마무리했다.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에서 청년부 사역을 담당하는 우진호 장로는 자신이 “화가의 손에 잡힌 붓처럼, 하나님의 손에 잘 익은 붓이 되어,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도구로 사용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단 탈퇴와 관련해서, “우리 교회도 교단 탈퇴와 관련된 문제에 직면했었다. 나는 (교단 탈퇴를 주도했던) 한인교회총회의 평신도 서기였는데, 하루는 청년들이 교단 탈퇴에 관한 나의 의견을 물어왔다. 내가 ‘여러분이 기도하면서 판단하라’고 했더니, ‘내 친구 중에 동성애자가 있는데 그들을 초대할 수 없는 교회는 싫다. 누구도 배제되는 교회는 싫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 청년들과 나는 교회를 지키고 교단에 남기로 했다.”라고 교단에 남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총회장이자 LA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이창민 목사는 교단의 상황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25% 교회가 교단을 떠나면서, 연합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한 교회라도 떠나는 것은 가슴 아프고, 한 교인이 떠나는 것도 안타깝다. 우리 교단의 신앙적 척도인 성서(Scriptures), 전통(Tradition), 이성(Reason), 그리고 체험(Experience)은 우리가 세상을 보다 총천연색으로 보며,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목사는 교단 지도자들에게 일관되게, “1. 보수적 결혼관과 신앙관을 존중하라; 2. 한인 교회 목회자 파송에 신앙적 기준을 존중하라; 3. 결혼 예식을 위한 개체교회의 결정을 존중하라.”라고 요청했으며, 한인 교회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 회장인 토마스 비커튼 감독 역시 한인 교회의 전통과 신앙관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러분 지금은 우리의 시간이요, 우리의 때입니다. 지금은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은사를 사용할 때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신앙 전통과 사역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신앙관은 존중되어야 할 뿐 아니라, 우리 연합감리교회의 선교와 사역에 필요한 존재입니다.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우리가 함께하면, 우리는 더욱 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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