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부족해서인지, 어두운 밤이 깊어서인지 그럴듯한 간증을 만들지 못하겠다. 그러고 싶지 않다.
가시가, 상처가 보통 일이 아니다.
4년 전 좋은 선생님이 마음에 그려 준 그림.
다시스로 가는 배 밑창에 웅크리고 끙끙대는 그이가 꼭 내 꼴이다.
마음속 들여다보는 일을 피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잘 들리지 않는다. 은혜받는 표정을 하기도 조금 지쳤다.
마음이 답답해서 한 세션을 빠지고 방에 들어갔다가 걸렸다.
영성수련회를 다녀와서… 라고 칼럼을 쓰는 일이 고역이다. 이럴 땐 그냥 지리산을 걸으면 좋겠는데, 교회 가는 일이 밥벌이가 된 후로, 그리고 그 밥 기다리는 새끼가 둘이나 있어 뭐라도 써내야 한다.
저녁 예배 찬양이 이런다. 주의 영이 계신 곳에 참 자유가 있다네…
차마 부를 수가 없다.
자유하지 못한 목사여서… 늘 어디나 계신 분이 주님이라고, 그러니 니들 마음만 열면 된다고 스무살 교인들에게 자주도 말해왔는데, 나는 차마 이 노래를 부를 수가 없다. 주의 영이 계신 곳에 참 자유가 있다는데…
개척교회 몇 년째…
애리조나에 콩 나듯 누가 칭찬할 일이 있어 기분 좋은 소리를 들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 하나님이 하셨다' 고 … 거짓말이다. 가끔 진짜 그렇게 고백할 때가 있지만, 마음 속 깊숙이 흐르는 강물 같은 교만은 나랑 하나님이랑 안다.
애리조나에 선인장 나듯 계획했던 대로 안된 일들이 많다. 하나님의 뜻에서 마음이 멀어진 목사에게 선택지는 둘 뿐이다. 환경과 남탓을 하던지 아니면 내 실패를 인정하던지…
감독님과 큰 교회 은퇴목사님이 이러신다.
목회의 결과로부터 자유하라. 큰 교회는 바쁘기만하고 좋은 것 없다. 나도 큰 교회 만들고 은퇴하면 저 말은 꼭 할꺼다…
칭찬받고 인정받고 남들보다 잘 나가는 목사가 되고 싶은, 재미없는 마음이 가슴에 거머리이다. 젖꼭지 옆에 붙어서 심장을 빨아 먹는다. 웅크리고 누울 수 밖에 없다.
아침밥을 굶고, 뭘 길게도 써보고, 처음 만난 선배님들의 피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어도 잠깐 따뜻해진 마음은 그 안에 쓰레기를 발견한다.
누가 설교를 하러 올라오면 ‘얼마나 잘하나?’를 먼저 생각한다. 쓰레기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이 큰 교회 담임목사라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 말할 때 내 귀의 각도가 달라진다. 쓰레기다.
개척교회 잘 키워 놓으면 어디서 나를 찾아줄까… 교회를 키운 팔할은 이 생각이다
지금도 이 글을 사람들 앞에서 읽을 생각을 하니까… 좀 솔직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보이겠지? 하고 기대한다. 쓰레기다. 재활용도 안 된다.
내일은 아내 생일인데 여기서 이런 거 쓰고 있다 쓰레기다.
하나님의 법은 없고, 인정받고 잘나가고 싶어 하는 그 쓰레기만 가득하다. 죽어도 안 없어진다. 죽으면 없어질까?
제비가 요나를 불렀을 때 차라리 그는 행복했을지도… 죽어 버리면 더 이상 웅크려 꺼이꺼이 하지 않아도 될 테니…
성경은 큰 물고기가 있다고는 하는데…
믿음이 적은 것인지 어두운 밤이 깊은 것인지
..
젠장 죽을 용기도 없다.
용기가 없으면 꿈이나 꾸지 말지…
망했다.
나의 니느웨는 어딜까?
아무튼 나는 니느웨로 가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