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후 첫 번째 일요일, 랜디 프라이(Randy Frye) 목사는 교인들에게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여러분, 오늘 저는 누구나 알면서도 언급을 꺼리는 문제(the elephant in the room)를 다루려고 합니다.”
홀스톤 연회의 총회 대의원인 프라이 목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총회에 참석하여 2주 동안 법안을 검토하고 여러 사안에 대해 투표한 후, 자신이 섬기는 제일 브로드스트리트 연합감리교회(First Broad Street UMC, 이하 제일교회)로 돌아왔다.
프라이 목사와 부목사들은 2023년 11월부터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시리즈 설교를 기획하고 예배를 드려왔다.
5월 5일 주일, 제일교회의 설교 시리즈 제목은 “길을 열어 주시는 하나님”이었다. 프라이 목사는 '누구나 알면서도 언급을 꺼리는 문제(the elephant in the room)'라는 주제로, 교인들이 가득 찬 성전에서 홍해가 갈라진 사건에 대해 설교했다.
“우리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다고 느낄 때, 하나님은 길을 열어 주십니다.”라고 프라이 목사는 설교 중 말했다.
오랫동안 연기되었던 총회가 마침내 4월 23일부터 5월 3일까지 열렸고, 집사목사의 성례전 집례와 교단의 지역화, 그리고 그 밖에 연합감리교회의 선교에 변화를 불러올 주요 사안에 대해 의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결정은 인간의 성에 관한 언어 삭제와 동성 결혼식에 대한 금지 조항 삭제였다. 총회는 또한 동성애 목회자의 안수 제한과 처벌 조항도 없애기로 의결했다.
더 이상 동성애자의 안수와 결혼을 금지하지 않기로 한 교단의 결정에 대한 프라이 목사의 반응은 일부 사람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그는 홀스톤 연회에서 보수주의 또는 전통주의 목사로 알려진 탓이다.
지난주 그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저는 그 언어가 없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신념과 이해는 변하지 않으니까요. 단지 장정에 그 언어가 없던 1972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저는 더 이상 그 이슈를 문제 삼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프라이 목사는 말했다.
총회 이후, 담임목사인 그가 교인들에게 제일교회가 나아갈 바에 대해 설교한 후, 교인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 교회에는 기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슬퍼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또 우리가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올바른 길에서 벗어났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교인들의 그러한 감정에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프라이 목사는 말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며, 그들이 사랑하는 제일교회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다양한 사역을 제공할 것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다독였다.
프라이 목사는 샬럿에서 머무는 동안 준비한 설교에, 그리고 홀스톤 연회의 소식지의 질의에 “연합감리교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제자훈련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합감리교회의 사명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는 것”이다.
“우리가 노력해야 하고, 우리에게 도움되는 한 가지는 바로 선교입니다. 우리는 집중해야 합니다. 선교에 우리의 에너지와 노력이 집중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한 프라이 목사는 자신이 설교를 마친 후 휴대폰이 “폭발했다”라고 전했다.
사실, 20년 동안 홀스톤 연회의 총회 대의원으로 6번 선출된 프라이 목사가 샬럿에서 열린 총회장에 앉아 교단 법안을 검토하고 있을 때 이미 그의 휴대폰은 사람들의 문자와 전화로 “폭발”하고 있었다. 제일교회의 많은 교인은 5월 5일 설교에 감사를 표했고, 일부는 교회를 떠나겠다고 연락해 왔다. 그 외에도 그는 많은 동료 목회자로부터도 연락을 받았다.
프라이 목사는 여러 사람이 전화를 해, “무슨 말을 할 건가요? 이 일은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2023년 말까지 미국 교회의 약 25%가 교단을 탈퇴한 후, 프라이 목사는 2024년 총회에서 인간의 성정체성에 대한 교단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동성애의 실천은 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라는 문구를 포함하여, 1972년 장정에 추가된 문구를 두고, 대의원과 참관인들이 논쟁을 벌이면서 총회에서 분열하는 것을 목격해 왔다.
프라이 목사는 가장 최근 총회의 의결 사항에 대해, “우리가 한 일은 인간의 성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1968년 장정으로 돌아간 것뿐입니다.”라고 언급하며, “만약 동성애가 죄라고 믿는다면 왜 하나의 죄만을 꼭 집어 말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살인, 절도, 거짓말, 간음, 강간은 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우리는 한 가지 죄만을 표적으로 삼아 왔습니다.”
대의원들은 사회생활원칙의 “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는 표현을 삭제하기로 투표한 날, 또한 "결혼은 신앙을 가진 두 사람(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 또는 성인 두 사람)이 서로 결합하여 하나님과 신앙공동체와 더 깊은 관계를 맺는 성스럽고 평생 지속되는 언약이다."라는 새로운 결혼의 정의도 승인했다.
프라이 목사는 결혼을 성인 남녀 또는 성인 두 사람 사이의 결합으로 새로이 규정한 언어에 대해, “저와 같이 전통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이 새로운 규정은 우리가 같은 교회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그것 때문에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라고 프라이 목사는 말했다.
그는 2004년 피츠버그 총회에 처음으로 대의원으로 참석한 후, 총회 때마다 벌어졌던 격렬한 논쟁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참석했던 총회 중 가장 분열이 심했던 총회는 2019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특별총회였으며, 자신은 이 총회가 회의에 참여한 양측 모두 가장 비기독교적인 모습을 보인 총회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의 총회와는 달리, 최근에 열린 샬럿 총회는 매우 평화로웠다고 말하며, “그 분위기가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라이 목사는 홀스톤 연회와 연합감리교회의 앞날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일부 제일교회 교인들이 현재의 장정을 따를 수 없다며 교회를 떠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대규모 이탈'은 예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교인은 제일교회가 자신들의 교회로 여기기 때문에 출석합니다. 그들은 또 제일교회 사역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며, '한 가지 문제'에 집착하지 않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프라이 목사는 홀스톤 연회 내 일부 교회가 교단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정해진 절차를 준수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교회를 인질로 잡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프라이 목사는 총회가 동성 결혼에 대해, 성직자가 결혼이나 결합의 주례를 거부할 권리를 보호하는 성명을 채택했음도 지적했다.
“어떤 목사도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동성 결혼 집례를 강요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가 동성 결혼식을 허락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교회는 이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평균 예배 출석 인원이 약 600명인 제일 브로드스트리트 연합감리교회의 프라이 목사는 자신과 동역하는 목회자들이 계속해서 교인들의 질문과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선교를 향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향후 몇 주간 프라이 목사는 모든 주일학교 반(대부분 미국 연합감리교회에는 여러 성인 주일학교 반(class)이 있다. 편집자 주)에 참석하여 총회에 관해 설명하고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프라이 목사가 제일교회를 섬기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1990년대에 부목사로 부임한 것이고, 두 번째는 2019년 제일교회 담임목사로 파송 받은 것이다. 그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존슨시티 지방감리사로 섬긴 것을 포함하여, 20년 동안 연회의 여러 곳에서 다양한 직책으로 섬겼다.
“저는 이 교회와 교인들을 사랑합니다. 우리 모두는 힘들고 불확실한 시기를 겪고 있고, 저는 그들이 이 시기를 이겨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명을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프라이 목사는 말했다.
67세의 연합감리교회 목사인 프라이 목사는 43년 동안 사역했고, 앞으로도 계속 연합감리교회에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저는 진보적인 교단에서 보수적인 목회자로 사역해 왔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저의 신학이 보수적이라는 이유로 파송에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물론 제 신학적 입장 때문에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낀 적도 없습니다. 이제 저는 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교회도 그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테네시 동부, 버지니아 남서부, 조지아 북부를 아우르는 지역에 있는 홀스톤 연회에는 5백45개의 연합감리교회가 소속되어 있다.
아네트 스펜스(Annette Soence)는 홀스톤 연회 뉴스레터인 소명(The Call)의 편집자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