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 톰 리(Tom Lee)는 2019년 은퇴한 목회자 리처드 팀버레이크(Richard Timberlake) 목사로부터 자신이 1984년 동성애 성직자 금지 법안을 만드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고백하는 편지를 받았다.
- 팀버레이크 목사는 그때 자신이 행한 일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 리는 팀버레이크 목사가 하나님 품에 안기기 전 마지막 소원인 그 법안을 무효화하는 일에 일익을 담당했다.
(편집자 주: 연합감리교뉴스는 교단 내 이슈에 대한 다양한 논평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논평은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며 연합감리교뉴스의 의견이 아닌 필자 개인 의견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는 언제나 반론 또는 자신의 주장을 담은 글을 환영합니다.)
2019년 열린 테네시 연회에서 2020 총회 대의원으로 선출된 직후인 2019년 7월, 저는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편지는 리처드 팀버레이크 목사님으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팀버레이크 목사님은 1980년대 청년인 제가 출석하던 테네시주 녹스빌에 소재한 교회의 담임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분이 친필로 쓴 편지는 “친구 톰에게”라고 시작했습니다.
팀버레이크 목사님은 이렇게 썼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우리 교회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저 역시 교회가 중요한 시기에 처했다고 판단한 그런 상황에서 교회를 섬기고, 사역했습니다.”
교회 역사 기록과 관리에 충실한 우리 연합감리교회의 기록에 따르면, 팀버레이크 목사님은 연합감리교회의 총회 대의원들이 4년에 한 번씩 모여 교단의 향후 4년간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연합감리교회 총회에 목회자를 대표하는 대의원으로 네 차례나 참석했습니다.
“1984년에 저는 동성애 성직자에 대한 현재의 문구(안수 금지 조항)를 장정에 추가한 입법위원회 위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안에 찬성했습니다.”라고 팀버레이크 목사님은 편지에 썼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리처드 팀버레이크 목사님은 제 부모님이 연로하셨을 때 그들을 돌봐주셨고, 한창 젊은 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훌륭한 분입니다. 키 186센티미터에 마이크가 필요 없을 만큼 목소리가 우렁찼던 그 목사님은 제 고향 교회를 무척 역동적으로 이끌고,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셨습니다.
저는 그분의 행동하는 신앙에 대한 헌신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청소년 합창단에서 노래를 불렀고, 선교 활동에도 나름으로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이 모두 그곳에 있었죠. 그 교회의 어른들은 저를 기도로 정성으로 키우셨습니다.
그들은 저를 차별하도록 키우셨을까요?
1984년 5월 10일 자 <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이 이 사건을 확인시켜 줍니다. “감리교, 동성애자의 목회를 금지한다.”
팀버레이크 목사님과 다른 분들이 통과시킨 이 문구는 40년이 지난 후에도 교회의 정책서인 장정 304조 3항에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동성애의 실천은 기독교의 가르침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는 사람은 연합감리교회에서 목사 후보가 되거나, 목사 안수를 받거나, 연합감리교회를 섬기도록 파송되어서는 안 된다."
1984년 총회 기록에 따르면, 이 문구를 두고 온종일 지루한 논쟁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논쟁의 핵심은 동성애 목사 안수 금지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였습니다. 당시 기록을 살펴보면, 팀버레이크 목사님은 당신이 편지에서 인정한 것보다 더 진보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는 새 문구를 장정에 포함시키는 일이 가져올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정을 요청하고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제안은 부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안수 금지는 팀버레이크 목사님이 속한 입법위원회가 권고한 대로 통과되었습니다. 목사님은 “이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라고 쓰셨더군요.
이 문구는 40년 동안 장정에 포함되었습니다.
분명히 밝혀야겠습니다. 저는 동성애자가 아닙니다. 저는 그동안 성소수자가 느낀 고립의 고통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 영적 가족이 된 내슈빌의 연합감리교회 친구들을 통해서, 프라이드 행사에 참여해 함께 레모네이드 주스를 나눠주면서, 제 딸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서 저는 이 이슈의 중요성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2019년 특별총회에서, 그리고 그 후 (교단 안에서) 벌어진 엄청난 소란을 겪으면서 마침내 깨닫게 되었습니다.
늦게나마, 수많은 사람의 전화를 거절하다가 저는 그 부름에 응답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2019년 연회에서 차기 총회 대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투표용지에 제 이름을 적었고, 2020년 총회에 대의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5년 후, 저는 팬데믹으로 연기되어 2024년에야 샬럿에서 열린 2020년 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우선 처리 안건 A05가 우리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 안건에는 신앙과직제위원회의 청원 번호 20177-FO-¶304.3-G, 474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 안건은 ¶304.3을 완전히 삭제하고, 그 효력이 즉시 발효되도록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이 안건에 “찬성”한다고 투표했고, 이른 아침 본회의가 시작된 지 46분 16초 만에 692대 51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동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오래 묵은 갈등과 논란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저는 장정을 꺼내 파란색 펜으로 그 문구에 줄을 그었습니다.
잠시 휴정한 시간. 장정 304조 3항의 금지 조항으로 그동안 말할 수 없는 설움과 공공연하게, 은밀하게 진행된 배제, 차별을 직접 겪어온 성소수자 대의원들이 조용히 일어섰습니다. 그들은 마크 밀러의 “원을 넓게 그려라(Draw the Circle Wide)”라는 노래를 부르며 서로 축하했습니다. 감독과 평신도,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등 수십 명이 눈물을 흘리며 함께 동심원을 그리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노래가 되게 하자.
그 누구도 외롭지 않게.
나란히 서서, 원을 그려, 원을 넓게 그려.
연합감리교회의 원이 더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리처드 팀버레이크 목사님이 오랫동안 부끄러워하고, 없애고 싶어 한, 그분의 작품이었던 그 문구는 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토요일 5월 3일 늦은 밤, 몸은 지쳤으나 감동과 기쁨에 들뜬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팀버레이크 목사님이 생전에 그 문구가 없어지는 것을 보고 눈을 감기를 원하셨고, 저 역시 그 문구를 삭제하기 위해 투표하러 갔는데, 그 문구가 압도적 표결로 사라졌으니까요.
주일, 저는 목사님이 보내신 편지가 더 있을 것 같아 찾아보려 했습니다:
“지난 35년 사이 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저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그들도 여러분과 나만큼이나 하나님의 귀한 자녀입니다.”
“우리 교회가 (이젠) 그들을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리처드 팀버레이크 목사님이 저에게 편지를 쓴 것은 그분이 93세였을 때입니다. 목사님은 그 편지를 보내고, 한 달 후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팀버레이크 목사님이 1984년 장정에 304조 3항 입안 작업에 참여한 지 40년 만에 그분이 살아생전에 소원하셨던 일이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그의 교회, 우리 교회, 즉 연합감리교회는 모든 사람을 받아들입니다. 그 범위는 이제 더 넓어졌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날 주일 아침 리처드 팀버레이크 목사님은 혼자가 아니며, 더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화합의 찬송을 부르고, 언젠가 우리 모두 기쁨으로 일어설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사랑하는 친구요, 나의 목자이신 팀버레이크 목사님, 편히 쉬세요.
리는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2024년 총회에 테네시 연회 평신도 총회 대의원으로 참석하였고, 사법위원회의 평신도 예비위원으로 선출되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