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감리교회의 감독인 박정찬(서스케하나연회 감독), 정희수(위스콘신연회 감독), 조영진(은퇴감독) 세 명의 한인 감독과 한인총회 회장단은 지난 10월 18일과 19일에 걸쳐 LA 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 이창민 목사)에서 만났다. 3명의 한인 감독 모두가 한인교회의 모임에 참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다. 그만큼 이번 모임이 중대한 이슈를 다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인총회의 회장인 류재덕 목사(밸리연합감리교회, CA)는 기조 발언을 통해 “저는 우리 교회에서 지난 3주 동안 동성애를 주제로 설교를 하고 있다. 지난 칼팩 평신도지도자 대회 때, 하기아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한 장로님이 ‘우리 교회에서도 다루시면 어떻겠습니까? 한인교회가 이문제를 자꾸 회피하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다루는 것이 좋겠다’라고 권해서 설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하고, 한인교회가 다가오는 연합감리교회 총회를 즉자적 반응(reaction)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자적 응답(Response)을 할 것인지, 적당히 안주하고 백인교회들을 그냥 따라갈 것인지 소수민족으로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느끼면서 나갈 것이지를 논의하자며 회의를 시작했다.
조영진 감독은 한인교회를 오랫동안 섬겨왔고, 또 버지니아연회를 주재한 경험이 있는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고, 박정찬 감독은 아주 진보적인 뉴욕연회를 섬기다가 지금은 비교적 보수적인 서스퀘하나연회 주재 감독으로 섬겨 중도적인 입장을, 정희수 감독은 진보적인 북일리노이연회를 섬기다가 지금은 비교적 중도적인 위스콘신연회의 감독으로 있다.
연합감리교 한인총회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시카고에서 다가오는 연합감리교 2019년 특별총회와 한인연합감리교회의 장래를 논의하기 위한 <대안특위>와 중앙위원회 연석회의를 가졌다. 그 모임에서 한인총회는3 가지의 대안; 교단 안에 남는 안, WCA 와 함께 하는 안, 교단 안에서 대안적인 구조를 만드는 안 등을 검토했지만 어느 안건도 채택하지 않기로 하고, 어느 한 가지를 지지하기보다는, “한 성령 안에서 연합감리교회의 일치단결을 위해” 그리고 내년 2월에 있을 특별총회와 4월에 있을 한인총회를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100일간 전국의 한인교회들이 기도운동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한인총회 총무인 권혁인 목사(열린교회 담임, CA) 는 “지금 한인교회들은 <하나의 교회 플랜>이 통과되었을 때, 한인교회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고, 일부 연회에서 장정을 따르지 않겠다고 할 때, 한인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염려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감독들의 견해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찬 감독은 “<하나의 교회 플랜>이 총감독회에서 추천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16년 총회에서 교단의 화합을 위해 마지막 제안으로 한 번 감독회의에 기회를 주고 교회에 기회를 주자는 의도로 <전진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이고 거기서 세 플랜이 나온 것이다.”라고 말하고, 보수적인 교회들 내부에서조차 교단의 분리나 탈퇴보다는 서로를 인정하고 용납하며 교회의 일치를 원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목회자들에게 “United Methodist Divided”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이 책은 <전진위원회>의 3가지 플랜을 설명한 책으로 동성애를 바라보는 보수적인 입장과 진보적인 입장을 신학적으로 잘 정리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박 감독은 한인교회가 어떤 가치로 움직여야 하는지도 언급했는 데, “서로가 신학적 신앙적 상황이 다르지만 한인 목회자들은 각 교회의 교인들이 현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하고, 건강하고 신실한 영적 싸움을 통해서 신학과 신앙을 정립하라”고 말했다.
살렘연합감리교회(일리노이주 샴버그)의 담임인 김태준 목사는 대안특위의 회장으로서 참석했다. 그는 시카고 지역의 동성애를 받아들인 타교단이 겪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고, “교단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한인교회의 현실이 그다지 녹녹하지 않다. 은혜로운 교단 탈퇴가 현실성이 있는지와 다른 대안이 있는냐”고 물었다.
류재덕 목사 또한 교단의 장래가 불확실한 것이 개교회를 힘들게 한다면서 또한 이것이 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들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 뉴저지연회의 상위 5개 교회가 모두 한인교회이고, 칼팩연회의 상위 10개 교회 중 8개 교회가 한인교회인데, 한인교회가 이제까지 이루어 놓은 선교적 열매와 공헌이 동성애 이슈로 말미암아 허무하게 사라질까, 이 폭풍을 어떻게 감당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한인총회 선교총무인 류계환 목사는 267개에 달하는 한인교회 중 교인의 일부만 빠져나가도 힘들어질 수 있는 일부 소형교회들의 힘든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대안을 찾아내어 총감독회와 교단총회 그리고 연회와 적극적으로 협상할 수 있어야 하고, 아울러 한인총회는 2,000여 명에 달하는한인교인들을 대상으로 동성애 문제를 주제로 앙케이트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한인목회강화협의회의 사무총장인 장학순 목사는 “지도자들이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장정을 존중하고 지키려는 모습을 솔선수범해서 보여줘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정희수 감독은 “연합감리교단에 한인교회의 열정을 가지고, 이 문제를 위한 노력의 진정성을 보였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한국에서 보이는 일부 그룹과 같은 혐오적인 시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때가 되었다. 이민사를 보면 한인교회가 연합감리교단에 혜택을 적지 않게 받은 공동체다. 기도하면서 유연하게 접근하라.”고 유연한 사고를 주문하고, 한인교회가 “부정적인 언어보다는 거룩한 대화를 통하여 하나님의 꿈으로 깨어나서, 대안을 찾아가는 용기 있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총감독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한인교회가 기도하기로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도 전했다.
조영진 감독은 요즈음 교회의 풍조를 신학적으로(Theologically)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적으로(Legislatively) 해결하려 한다고 염려를 표하면서, ‘A Way Forward’가 아니라 ‘God’s Forward’를 하려는 영적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A Way Forward’는 지난 2016년 총회 이후 총감독회에서 동성애로 인해 교단 분열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만든 <전진위원회>를 뜻한다. 조 감독은 이를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는 위원회>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이번 과정을 보면 그리스도인이 보여야 할 자기 비움이나, 스스로가 죄인이라는 겸손한 고백이 빠져있다. 우리 한인교회의 기도하는 거룩한 모임(holy Conferencing)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픈 사람을 위해서는 기도하면서도, 아픈 교회, 아픈 교단을 위해서는 기도하지 않더라”고 말하며 “진지하게 기도하고, 기도의 능력을 믿고, 기도하는 웨슬리의 후예들에게 소망이 있다. <Prayerful discernment>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겸손한 교회가 돼라”고 강조했다.

한인총회 회장단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데 동의하고 2019년 총회를 앞두고 그리고 총회 현장에서 한인교회의 역량을 모아 기도에 힘쓸 것을 다짐하며 회의를 마쳤다.
모임은 류재덕 목사의 제안으로 모든 참석자가 손을 잡고 <교단을 위해, 한인교회를 위해> 하나님의 도움과 지혜를 간구하는 통성기도와 김태준 목사의 마무리 기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