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연합감리교인들은 고난주간이 시작되기 전날인 종려주일을 예수께서 화려하게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날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날씨가 허락되면, 성전 밖 야외에서 예배를 시작하여, 어린이들을 필두로 성전을 향해 행렬하는 동안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기도 합니다. 성가대 또한 고난주간을 주제로 한 칸타타를 공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쁨이 충만한 주일로 기념할 수도 있지만,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그토록 찬양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금요일 아침에는 그분의 처형을 요구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설교를 하거나, 그리스도의 수난을 애통하는 날로 지키기도 합니다.
원래 종려주일은 사순절 다섯째 주일이었습니다.
하지만 1992년 연합감리교 예배서가 채택된 이후, 이 사순절 마지막 주일을 수난/종려주일(Passion/Palm Sunday)로 지키기 시작했고,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주일을 기억하는 종려주일은 예배의 첫 부분인 입장 행렬에 국한되며, 예배의 주요 부분은 예수께서 당하신 배반과 체포 그리고 재판과 처형 등 수난과 고통에 대한 긴 복음서를 읽는 데 초점을 두고, 설교 역시 복음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구성됩니다. 예배는 승리와 의기양양함으로 시작해, 순식간에 공포와 슬픔으로 전환되어, 다가오는 한 주를 계속해서 침울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인도해갑니다.
그러면 왜 종려주일이 수난주일로 변하게 되었을까요?
이 변화를 최초로 시도한 것은 로마 가톨릭교회입니다. 1960년대 초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수십 년간 이어진 초교파적 연구와 그에 대한 응답으로 기독교 예배의 역사와 교회력을 개발했고, 이에 상응하는 예배 개혁의 일환으로 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 연구는 초대교회가 사순절을 주로 세례후보자를 집중적으로 준비시키는 시간으로 삼았으며, 고난주간을 그에 더욱 집중하는 기간으로 여겼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사순절 기간의 매 주일 성경 봉독 또한 세례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영적 후원자들이 함께 읽어야 할 성경 구절로 정해졌습니다. 즉, 이 사순절 40일 동안, 기도와 금식 그리고 사역의 실천을 교회 전체적으로 강화한 것은 기독교인들이 세례 준비를 마친 사람들에게 뚜렷한 본보기가 되기 위한 의도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서기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기독교를 로마 제국의 공식 종교로 선포한 이후 기독교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로마 제국 내 소수 종교였던 기독교가 불과 수십 년 만에 거의 모든 사람의 종교가 되어, 6세기 후반에는 개종하고 세례를 준비하는 사람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아기에 세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독교로 개종하고 세례를 준비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더는 사순절을 개종한 사람의 세례를 준비하던 절기로 지켜야 할 의미도 없어졌습니다.
그러한 현실에 부응하여, 사순절의 금식과 기도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역은 일반적인 기독교인들의 영적 삶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세례받은 기독교인들의 일상적인 회개의 관행으로 발전했으며, 주일 성경 봉독과 세례를 준비하던 사람들과의 강한 연관성 또한 약해졌습니다.
16세기의 종교개혁은 사순절의 다양성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일부 교단에서는 사순절 다섯 번째 주일을 “수난주일”로 지켰지만, 그것은 자신의 고통이 아닌,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라는 부르심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성경도 그와 관련된 부분을 읽었습니다. 종려주일은 사순절 다섯째 주일이나 여섯째 주일에 올 수 있으며, 로마 가톨릭과 일부 개신교에서는 사순절 여섯째 주일에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 수난 기록을 읽거나 성가대의 찬양을 듣기도 했습니다.
교파를 초월한 이 연구를 통해, 기독교 신앙으로 개종하는 사람이 뚜렷하게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음을 확인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 새로운 경향에 대처하기 위해, 교회력과 사순절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정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여기에는 사순절 기간을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에게 세례를 준비하게 했던 초대교회의 예배와 영성 형성 과정을 현대적으로 회복하려는 노력도 포함되었습니다.
사순절의 첫 다섯 주 동안에는 예수의 부르심에 따라 삶을 사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집니다. 가장 엄숙한 준비 기간의 시작인 여섯째 주일에는 예배에 종려주일 행렬과 예수의 수난에 관한 공관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봉독을 결합했습니다. 전체적인 예배의 흐름은 복음서 봉독에 강조점을 두었고, 전체 교인을 위해 사순절 마지막인 고난주간의 의미를 더욱 극적으로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사순절 여섯째 주일은 수난/종려주일로 변경되었고,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삼는” 사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변화시킨 초교파적인 연구는 1970년대와 그 이후에 여러 개신교 교단의 새로운 예배 자료 개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는 감리교, 성공회, 루터교, 장로교 등이 포함됩니다. 연합감리교인들을 위해 1992년에 발간된 연합감리교 예배서(The United Methodist Book of Worship)는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1997년 다락방에서 출판한 다니엘 T. 베네딕트(Daniel T. Benedict)의 “물가로 오라(Come to the Waters)”는 연합감리교 교인들이 본래의 목적대로 사순절과 고난주간에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세례를 준비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일부 초교파적인 자료에서도 이를 위한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연합감리교인들은 여전히 종려주일을 즐겁게 지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을 종려/수난주일(Palm/Passion Sunday)에 초점을 맞추고 사순절을 보내는 것이, “세상을 변혁시키는 제자 삼기”라는 우리의 사명을 완수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Ask the UMC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email protected]로 이메일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더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